중이염은 환절기처럼 면역력이 약해지는 계절에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중이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5월(43만 245명)과 12월(45만 8740명)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귀는 외이·중이·내이로 나뉘는데 중이염은 중이강 내에 일어나는 모든 염증성 변화를 뜻한다. 보통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한 2차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 중이염, 코와 귀를 연결하는 이관의 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삼출성 중이염, 치료 시기를 놓쳐 염증이 악화돼 발생하는 만성 중이염으로 분류된다. 주된 증상으로는 중이에서 고름이 나오는 이루, 전음성 난청, 이통(귀의 통증), 두통 등이 있다.
진단은 증상과 고막 관찰을 통해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이경이나 현미경, 내시경을 통해 외이도·고막·중이 점막의 상태를 검사하며, 이루가 있으면 세균 배양과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시행해 정확한 항생제를 쓰는 것이 좋다. 또한 만성 중이염에 의한 난청의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순음 청력 검사를 비롯한 여러 가지 청력 검사를 시행한다. 본격 치료를 위해서는 측두골 전산화 단층촬영(CT)으로 중이염의 범위, 이소골 및 주변 골 조직의 파괴 여부, 내이 구조물에 대한 침범 여부 등을 알아보고 치료 방침을 결정한다.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점차 고막에 천공이 생기거나 유착성 중이염, 진주종성 중이염 등으로 악화하기도 한다. 성인의 만성 중이염은 고막에 구멍이 뚫린 소견을 보이는 천공성(비진주종성) 만성 중이염과 고막의 천공 여부와 관계없이 진주종 형성이 나타나는 진주종성 중이염으로 나눌 수 있다.
귀는 밖으로 돌출되어 있지만 중요한 구조물은 귓구멍 안에 감춰져 있다. 이비인후과에 가면 현미경이나 내시경으로 고막을 확인할 수 있어서 중이염 여부를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이를 다시 증상에 따라 구분해 보면 급성 중이염은 고막 안쪽 점막의 염증 때문에 고막이 붉게 보이고 통증과 열을 수반하고, 삼출성 중이염은 중이 점막의 염증으로 인한 액체가 채워져 수영하다 귀에 물이 들어갔을 때처럼 먹먹하게 들리며, 만성 중이염은 고막에 구멍이 나고 누런 고름이 흘러나오며 청력이 떨어진다.
급성 중이염은 증상과 눈으로 고막을 보는 것만으로도 진단이 되어 초기에 진단이 용이하고 어린이들에게서 흔히 생긴다. 항생제에 반응이 좋아 비교적 치료가 잘되는 편이다. 급성 중이염이 있는 동안에는 고열이 날 수 있기 때문에 해열제가 필요하다. 반면에 삼출성 중이염은 고막에 채워진 염증액을 없애는 것이 치료이므로 약 한 달간의 투약으로 말려 본다. 하지만 반응이 없으면 고막에 주사기로 물을 빼내거나 마취를 하고 고막을 째거나 환기관이라고 부르는 조그만 튜브를 고막에 박아 넣어 공기가 튜브를 통해 중이 점막에 직접 닿도록 하여 중이 점막을 말리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중이염이 더 진행되고 오래 지속된 경우는 아무래도 급성 중이염이나 삼출성 중이염 단계를 지나 누런 고름이 나오는 지경에 이르게 되므로 냄새도 나고 가렵기도 하고 잘 안 들리고, 혹은 이명이 심하게 느껴진다. 가장 진행된 형태의 중이염은 진주종성 중이염으로 일종의 종양성 질환이고 뼈를 녹이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심한 합병증이 생기기도 하는데 안면마비, 어지럼, 심한 두통 등이 생길 수 있다.
2000년대 들어 한국의 의료·위생 및 경제 관념이 좋아지면서 대표적 후진국형 염증성 질환인 만성 중이염의 빈도 자체가 감소하고 따라서 합병증도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인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아직까지 중이염을 예방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은 없다. 보통 급성 중이염으로 시작해 만성 중이염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중이염 증상이 의심되면 조기에 치료를 받아 병의 진행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귀에 통증이 있거나 고름 같은 분비물(이루)이 나오고, 청각 장애 증상이 있으면 빨리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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