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국립광주박물관·광주극장·광주문화재단·ACC
유물과 인간 관계 조명 영상 눈길
타렉 아투이 ‘엘레멘탈 세트’ 전시
파빌리온 프로젝트 진행
국립광주박물관은 올해 처음으로 광주비엔날레 전시장으로 변신했다. 오는 5월9일까지 열리는 제13회 광주비엔날레 주제전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의 전시장인 박물관에서는 ‘사방천지, 온전히 죽지 못한 존재들’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11명의 작가 작품이 전시중이다.
박물관 로비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작품은 크리산네 스타타코스의 설치 작품 ‘다키니 거울’이다. 신체, 언어, 정신을 뜻하는 세 개의 거울 주변으로 다양한 색감의 장미 꽃잎들이 흩어져 있는데 이는 불교의 상징 ‘만다라’를 뜻한다. 이 꽃잎은 전시 기간 동안 부서지고, 해체되면서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게 된다. 뒤쪽에는 알리 체리 작가의 영상 작품 ‘땅 파는 사람들’이 상영중이다.
본전시장 안으로 들어가면 인상적인 영상 작품을 만나게 된다. 테오 에쉐투 작가의 ‘고스트 댄스’는 오랜세월 잊혀졌던 유물이 발견되고, 그 유물들이 전시되는 곳이 ‘박물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시 장소에 안성맞춤인 작품이다. 고대 유물과 이를 발굴하고 전시하는 인간의 관계를 무용과 영상으로 풀어낸 ‘고스트 댄스’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소장품들이 박물관으로 들어오면서 겪는 은유적인 죽음과 삶의 관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일본의 전통 무용인 부토 댄서와 현대와 전통 아프리카 춤을 선보인 남성 댄서의 역동적인 몸놀림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베를린의 박물관 훔볼트 포룸의 아시아 미술관에서 촬영했다.
국립광주박물관을 비롯해 한글박물관, 샤머니즘박물관, 가회민화박물관 등에서 가져온 다채로운 작품은 삶과 죽음에 대한 다양한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전시장 위를 올려다보면 죽은 사람을 사후 세계로 인도한다는 ‘극락조’를 만날 수 있는데 이 조각품은 전시장 곳곳에 그림자를 드리우며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밖에 박물관 야외 정자에서는 ‘소리로 꿈꾼 비:차학경에 대한 경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설치 작가 세실리아 비쿠냐와 음악가 리카르도 갈로의 협업 작품으로 한국 예술계의 상징적 인물로 꼽히는 차학경을 오마주했다.
또 다른 주제전 장소인 광주극장에서는 3명의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주디 라둘의 ‘우리를 둘러싼 세계보다 따뜻한’은 거문고와 장구, 징이 어우러진 연주 모습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과 음악을 헤드셋을 쓰고 감상할 수 있다. 그밖에 조피아 리데트의 작품은 영상 작업과 그래피티가 어우러진 작품이다. 85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국 유일의 단관극장인 광주극장은 ‘장소’ 자체만으로도 흥미롭게 둘러볼 수 있다.
광주극장에서 도보로 5분 정도 떨어진 광주문화재단 빛고을 아트스페이스 미디어 333에서는 ‘GB파빌리온’ 작품인 타렉 아투이의 ‘엘레멘탈 세트’를 만날 수 있다. 사운드 아트를 전방위로 탐구한 타렉 아투이는 2019년 광주 방문 이후 전통악기, 옹기, 청자, 한지 등 한국의 전통적 미학을 담은 작품을 제작했다.
전시장에서는 전통적인 의미의 장구, 북 등과 함께 작가가 새롭게 제작한 다양한 타악기들을 직접 연주해 볼 수 있으며 제작 과정을 담은 동영상도 흥미롭다. 특히 이 작품의 전시장은 작업실 겸 무대 역할을 하게 되는데 매주 토요일 라이브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지난 10일 권병준 음악가가 첫 공연을 가졌고 이후 서인석 악기장, 윤수희 음악가, 허동혁 음악가 등이 참여하는 전시 연계 프로그램이 열린다. 참가자는 예약제로 모집하며 모든 퍼포먼스는 (재)광주비엔날레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도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관람할 수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는 GB커미션 작품 중 호 추 니엔의 ‘49번째 궤’와 5·18 민주화운동과 1900년대 초반 하와이 이주민을 연결한 김성환의 신작 ‘머리는 머리의 부분’을 만날 수 있다. 전당에서는 또 8개 그룹, 총 14명의 대만과 한국 작가들이 참여하는 대만 동시대문화실험장의 파빌리온 프로젝트 ‘한 쌍의 메아리’도 진행중이다.
그밖에 스위스 쿤스트하우스 파스콰르트가 주최하는 또 다른 파빌리온 프로젝트 ‘얼론 투게더’는 스위스 안무가 안나 안데렉을 중심으로 무용수, 건축가, 작곡가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퍼포먼스와 설치미술, 영상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예술의 거리 은암미술관에서 관람객을 만난다.<끝>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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