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천 기자가 추천하는 책] 바퀴의 이동
“네트워크로 연결된 모빌리티의 목표는 페이스북처럼 응답성이 좋은 공공이나 민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도시 시스템은 데이터의 흐름을 페이스북처럼 사용자가 수익성이 높은 일련의 클릭을 하게끔 유도하는 데 사용하기보다는 가장 효율적인 경로를 따라 각 여행자를 안내하는 데 쓰려고 할 것이다. 교통 모델은 무한한 고양이 영상이나 가십거리로 끌어들일 수 있는 페이스북과 달리 물리적 세계에서 사람과 화물을 이동시켜야 한다. 이것은 한없이 훨씬 더 복잡하다.”(본문 중에서)
무엇을 타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과 미래가 달라진다. 무엇을 입고 먹느냐보다 무엇을 타느냐는 시공간, 돈과 더 복잡하게 연계된다. ‘탈것’의 변화는 삶의 방식, 존재 방식, 사유 방식을 바꿀 것이므로.
완전한 자율주행차, 하늘을 나는 에어택시, 초고속 진공튜브 캡술열차 등은 더 이상 상상 속 산물이 아니다. 어느덧 우리 곁에 와 있다. 가히 모빌리티 혁명이라 할 수 있다. 최첨단 기술은 이동수단을 바꾸었다. 수단이 바뀌면 삶의 양상도 역동적으로 바뀌기 마련이다.
현재 가장 상징적인 자동차 도시는 로스엔젤레스다. 모빌리티 기술 스타트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물론 항공우주산업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도로는 여전히 막히지만 도시 공간 배치, 지하철 노선 확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전기차 공유 버스 제공 등 교통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인간의 이동은 다양한 분야와 직결된다. 단순한 교류를 넘어 무엇을 타느냐에 따라 삶의 방식이 달라진다. 도시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형과 교통 시스템까지 포함해 미래의 존재방식까지도 연계된다.
현실이 된 모빌리티 혁명을 다룬 책 ‘바퀴의 이동’은 제목부터 시선을 끈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개념뿐 아니라 ‘이동 생태계’의 미래까지도 아우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비영리 네트워크인 뉴시티 재단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존 로산트와 ‘왓슨: 인간의 사고를 시작하다’의 작가 스티븐 베이커가 공동 집필했다.
지난 1세기 이동수단은 자동차와 트럭이 주류였다. 그러나 향후 10년에 걸쳐 ‘탈것’의 이동 방식은 혁명적으로 바뀔 것이다. 전기자전거에서부터 자율주행에 이르는 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빌리티는 에너지, 자동차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다.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와 맞물려 현실적인 질문과 맞닥뜨린다. 과연 상공을 나는 에어택시가 추락한다면? 자율주행차는 믿고 맡겨도 괜찮을까?
완전한 자율주행 이전의 ‘반자율주행’ 시장을 겨냥한 이들도 나왔다. 전기자동차 스타트업 리비안의 설립자인 로버트 ‘RJ’ 스카린지는 반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전기 SUV와 픽업을 출시할 예정이다. 정해진 경로를 따라 주행하며 해설까지 제공하기 때문에 운전자는 사진을 찍거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탈것’을 둘러싼 경쟁은 땅과 지하, 하늘에서도 치열하게 전개 중이다. 100개 이상의 기업이 전기비행선과 헬리콥터, 초고속 지하철을 개발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댈러스, 두바이 등에서는 로봇 비행, 고속 지하터널을 계획하거나 이미 건설에 돌입했다.
여러 도시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되는 모빌리티 혁명에서 중요한 것은 인간의 선택이다. 과연 우리는 어떤 세계에 살고 싶은가? 더 빠르고 안전하며 자유롭게 이동하는 것은 모두의 바람이다.
그러나 그것만이 다는 아니다. 공공성, 안전성, 효율성, 경쟁력, 환경 등 사회적 관점에서의 영향도 숙고해야 한다.
저자들은 말한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얼마나 창의적으로 생각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고.
<소소의책·1만8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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