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매, 이 늙은이를 찍어서 뭐 한당가, 할머니들도 꽃은 좋아한당께.”
지난 가을 보그(VOGUE) 코리아 9월호 화보가 화제가 됐었다. ‘희망’이라는 주제로 꾸려진 9월호 표지를 농촌에 사는 100세 전후 할머니들이 장식한 것이다.
보그코리아는 ‘꽃처럼 곱디 고운 우리 할머니를 소개합니다’라는 주제를 정하고, 할머니들의 얼굴에서 ‘희망’을 발견하자는 취지로 기획을 준비했다. 꽃을 들고 한복을 차려입은 8명의 할머니들 모습이 잡지에 화사하게 담겼다.
화보 모델은 ‘구곡순담 장수벨트 행정협의회’의 요청에서 시작됐다. 전국 10대 장수군 중 지리산권에 속하는 구례·곡성·순창·담양군 4곳 지자체가 2003년 결성한 공동협의체다. 장수고장으로서 지역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던 중 100세 전후 할머니들을 잡지 모델로 추천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온 것이다.
곡성 장수복지팀 한 관계자는 할머니들 자택을 직접 방문해 촬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겸면에 거주하는 하남순(93) 할머니는 당초 “워매, 이 늙은 사람을 찍어서 뭐 한당가”라고 부끄러워 했지만, 나중에 사진 액자로 만들어 가져다줬더니 웃으면서 행복한 모습을 지었다고 전했다.
올해 100세를 맞은 순창군 인계면 양분녀 할머니는 딸과 함께 화보촬영을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곡성군 관계자는 “할머니들께서 즐거워하셨다는 것 자체로도 좋은데, 사진을 본 사람들에게 깊은 여운까지 줄 수 있어 기분 좋은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곡성=김계중 기자 kj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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