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불공정…탄소섬유 중국수출 타격”
광주시 “맥쿼리 위한 졸속협상 공익처분 법률적 검토하겠다”
“한·중 FTA 후속협상 통해 탄소섬유 업체 지원 강화를”
광주일보가 연속보도(2018년 12월 3일~2019년 3월 5일)하며 감사원 감사를 이끌어낸 광주시와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이하 맥쿼리) 간 불합리한 광주순환도로 협상 문제와 관련, 이용섭 광주시장이 “공익 처분 여부를 판단하고 재구조화 협상과 관련한 사람들의 법률적 처분을 깊이 검토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이와 함께, 한중FTA의 불공정한 관세비율로 인해 국내 탄소섬유 업계가 대중국 수출 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이형석(광주 북구을)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광주시에 대한 국감에서 “광주시는 제2순환도로 1구간 사업 시행사와 협상 과정, 내용을 전면 재실사하고 공익 처분으로 운영권을 회수해야 한다”면서 “협상이 브로커의 농간으로 혈세 낭비, 시민 편익이 크게 훼손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맥쿼리는 2001년과 2004년 제2순환도로 1구간을 28년간, 3-1구간을 30년간 관리·운영하기로 광주시와 협약을 했다. 도로 개통 시 추정 통행량을 과다 설정하고, 실제 통행량이 그 85%에 미달하면 광주시가 지원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광주시는 해마다 재정을 보존해줘야 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민선 5기 들어서는 맥쿼리에 소송을 제기하며 강경하게 맞서기도 했지만, 민선 6기에서는 돌연 소송을 포기하고 협상에 응해 2016년 말 변경 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1014억 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시의 설명과는 달리 1구간에서의 맥쿼리 수익은 2018년 오히려 477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의원은 “협상안을 검증한 전남대 산학협력단의 비공개 검증보고서, 법원 판결문 등을 분석한 결과 협상은 ‘맥쿼리에 의한, 맥쿼리를 위한 졸속 협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투자수익률(9.8%) 과다 책정 ▲투자금액 부풀리기 ▲시행사 부담 몫 법인세의 광주시 대납 ▲1000억원 절감 효과의 허구성 ▲1· 2심 승소에도 대법원 상고포기 이유 일부 거짓 등 5가지 쟁점을 광주시 국감에서 집중 질타했다. 당시 광주시에 5000억원 절감안을 제시한 한 회계 전문가는 브로커에 의해 협상단에서 배제됐고, 해당 브로커는 지난 6월 광주지법 1심 재판 당시 법정 구속됐다.
이에 이용섭 광주시장은 “수익률이 과다하고, 재정 지원금은 부풀려지고, 시에서 법인세까지 부담하는 등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며 “법무부 산하 정부 법무공단에 의뢰한 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오면 공익 처분 여부를 판단하고 재구조화 협상과 관련한 사람들의 법률적 처분을 깊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법무 공단 타당성 조사는 2018년 10월 시작돼 브로커 관련 재판으로 중단됐다가 지난 7월 재개, 조만간 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은 “취임 후 협상과정을 들여다 봤다. 1000억원의 시 재정부담을 가져왔다. 투자 수익률 과다 계상, 법인세까지 부담하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면서 “광주시는 법무부 산한 법무공단에 타당성 용역을 요청했다.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사업 재구조화 협상을 면밀하게 다시 들여다 보겠다. 이와 관련된 사람이 있다면 법률적 처분도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국감에서 민주당 송갑석(광주 서구갑) 의원은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한·중 탄소섬유 무역수지’에 따르면, 한·중간 탄소섬유 무역수지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국과 중국간 탄소섬유 무역수지는 2015년 한·중 FTA 발효 직후인 2016년 1382만달러로 전년대비 22.9% 떨어졌다. 이후 2018년에 1881만 달러까지 회복했지만 지난해 1381만달러로 다시 26.6% 감소했다. 2015년 한중FTA 발효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였다.
한중 FTA 발효 무역수지 흑자 폭이 줄어드는 이유는 관세율 때문이다. 한국산 탄소섬유 및 관련 제품의 중국 수출분에 대해서는 관세 17.5%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고, 한국 수입분에 붙는 관세 8%는 FTA 발효 즉시 철폐하는 것으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송 의원은 “중국의 탄소섬유 시장은 연평균 11%씩 성장하고 있으며 2017년 생산량은 235만톤을 기록했지만, 불공평한 한·중 FTA로 인해 국내기업들이 큰 손해를 보고 있다”며 “산업부는 FTA 후속협상을 통해 중국과 동등한 교역환경을 조성하고, 국내 탄소섬유 업계가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971억의 예산을 투자해 전북에 탄소밸리를 구축했다. 일본 수출규제 대상 강화 품목인 탄소섬유에 대해 정부는 생산라인 증설 등 기 투자액을 포함해 2028년까지 1조원을 추가 투자할 예정이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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