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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준기자

冬장군 어디갔나 … 사라진 겨울 분야별 영향

by 광주일보 2020.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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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기온 1∼4도 상승 … 눈·한파 실종에 적설량 ‘0’
스키장 찬바람·골프장 신바람 …유통업계 의류 매출도 급감

 

14일 광주시청 문화광장 야외스케이트장에서 시민들이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 광주지방기상청은 당분간 눈과 큰 추위 없는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최현배 기자choi@kwangju.co.kr

겨울이 사라졌다. 예년에 비해 눈도 없고, 평균 기온이 1∼4도 이상이 높아 사실상 겨울을 느낄 수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난방을 위한 도시가스 사용도 줄고, 유통업체의 겨울 의류 매출도 급감하고 있다. 눈을 기다려야 하는 스키장은 스키어들이 줄면서 울상인 반면 겨울철 비수기였던 골프장은 때아닌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특히 전남지역 농업 분야도 아열대 작물 재배가 크게 늘어나고 있고, 어업과 양식 환경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14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과 1월 평균 기온이 예년에 비해 1~4도 이상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7일 광주의 최고기온은 17.7도로 1월 기준으로, 1939년 관측 개시 이래 두 번째로 기온이 높았다. 이날 최저기온 또한 8.7도로 상당히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이는 광주의 평년(1981~2010년) 최저기온(영하 3도)보다 11.7도 높고, 최고기온(5.6도)보다도 12.1도 높았다.

같은 날 완도의 최고기온은 19.3도, 장흥 19.2도, 영광 16.8도, 해남 18.5도를 기록하는 등 초봄 날씨를 보이면서 기상 관측이래 1월 중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올 겨울, 광주·전남에서 눈 구경도 힘들었다. 지금까지 적설량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광주지역에서는 지난달 3일 진눈깨비 형태로 첫 눈이 내리는 등 모두 4차례의 눈이 내렸지만 적설량을 기록하지 못했다.

당분간 눈 소식도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달 중순께부터 기온이 떨어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눈 구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한 겨울 속 포근한 기온이 이어지면서 업계 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바뀌고 있는 농수산 환경=겨울같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되풀이되다보니 전남 농작물 재배 판도가 바뀌는 모습이다.

전남이 전국 아열대 작물 재배면적 314.3㏊의 26%인 82.5㏊를 차지할 정도다. 전남은 한반도 아열대화의 시작점이자 대륙성기후와 해양성기후 특성이 교차하는 지역으로, 기후변화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이다.

농촌진흥청이 주요 20개 아열대작물을 대상으로 파악한 재배농가만 전남에서 454농가(82.5㏊·26%)다.

이 중 아열대 채소를 재배하는 농가는 371농가(63.2㏊)로 전국 채소 농가의 32%에 이르고 아열대 과일을 기르는 농가도 전국의 16.5%(83농가·19.3㏊)를 차지하고 있다.

범위를 넓히면 아열대 과수 재배 농가는 3346농가(1531㏊)까지 늘어난다.

참다래(1210농가·589.5㏊), 무화과(1316농가·632.8㏊), 비파(174농가·88.6㏊), 석류(237농가·82.6㏊), 감귤(58농가·29.5㏊), 레드향(80농가·24.6㏊), 천혜향(30농가·5.7㏊), 커피(24농가·3.9㏊), 블랙커런트(16농가·3.5㏊), 바나나(1농가·0.3㏊) 등 다양한 아열대 작물이 재배되고 있다.

수산업도 비슷하다.

기후변화에 따라 전남지역 연안 해역의 어업·양식 환경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남해권에서는 1980년대 이후 멸치·고등어·살오징어·삼치 등의 어획량이 늘었고 갈치·강달이 어획량 등은 줄었다. 1980~1990년대 어획량이 많았던 쥐치류와 정어리는 자원이 거의 고갈됐다. 서해권에서는 멸치·꽃게 등의 어획량이 늘어난 반면, 갈치·갑오징어·뱅어류는 감소했다는 게 국립수산과학원의 분석이다. 부산과 제주에서 많이 잡혔던 방어는 2010년 이후 감소세인 반면, 강원·경북에서는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난방 수요 줄고, 겨울 특수 사라져=따뜻한 겨울이 지속되면서 난방수요가 줄고 유통가의 ‘겨울특수’도 사라졌다.

14일 ㈜해양에너지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 지난 달 1개월 동안 도시가스 사용량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4% 감소했다.

광주·전남 79만8090가구의 도시가스 사용량은 지난 한 달 간 1억240만㎥(1㎥=1000ℓ)로, 전년보다 사용량이 363만㎥ 줄었다.

도시가스 사용가구는 1년새 3.4%(2만7436가구) 늘었지만 사용량은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특히 광주지역 사용량은 5.1% 줄며 감소폭을 보탰다.

해양에너지 관계자는 “최근 3년간 12월 한 달 간 도시가스 사용량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라며 “겨울철 따뜻한 날씨 탓에 도시가스 난방량이 줄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두꺼운 패딩 등 겨울의류가 잘 팔리지 않는 탓에 광주신세계 아웃도어 상품 매출은 두 자릿수 역신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한 달 간 아웃도어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5% 감소했고, 일부 브랜드 패딩 상품 매출은 20% 가까이 떨어졌다.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골프용품을 찾는 고객이 늘어 상품군별 희비가 엇갈렸다.

여름철 대표 먹을거리인 아이스크림은 호빵을 누를 태세다. 광주지역 4개 이마트의 지난해 12월1일~2020년 1월13일 아이스크림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7.3%나 뛰었다. 겨울 별미 호빵 매출은 4.1% 증가에 그쳤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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