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미술관, 10월 18일까지 ‘Re-Play 남도견문록’전
‘남도 풍경의 진수를 만나다.’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전승보)은 지역 미술사를 아카이빙하는 프로젝트로 해마다 지역 중견 작가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기획전을 꾸준히 열어왔다.
올해는 중진 작가 초대전 ‘Re-Play 남도견문록’(10월18일까지)을 통해 한국화가 김천일과 판화가 김억의 작품 세계를 탐구한다. 두 사람은 너른 들과 강, 바다가 어우러진 남도 땅을 기행하며 다양한 실경산수를 화폭에 담아왔다.
서울대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한 김천일 작가는 전통을 기반으로 산수화의 현대적 재해석에 몰두해 왔다. 김 작가는 자신이 그리고 자 하는 장소를 수차례 발로 밟으며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면밀히 관찰하고 탐구한 후 이를 작업에 반영한다.
작가의 남도에 대한 끊임없는 관찰과 반복 작업을 보여주는 ‘월남리’ 연작은 8폭 병풍에 월남리가 위치한 월출산의 장엄한 산세와 그 아래 안긴 마을 풍경을 섬세하고 정밀한 점묘와 다양한 색의 배치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월비마을’은 수묵화로 표현한 월출산과 월비마을의 정밀한 묘사가 일품이며 ‘대흥사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은 초기 인물화로 활동한 작가의 관심이 반영된 작품으로 불상의 입체감을 노란색과 파란색의 색채 효과를 이용해 표현했다.
김억은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조각칼로 새겨낸 남도의 풍경, 자연, 역사, 생활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그는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국토를 돌아다니고, 그 풍경을 기행문으로 기록한다. 그의 작품에는 남도의 산맥과 바다를 개발해 만든 도시와 시골의 활력 등 자연과 어울려 위치하거나 터전에 맞게 변용된 지역의 다양한 모습이 나타난다.
이번 전시에는 9m가 넘는 파노라마 연작 ‘남도 풍색’이 출품됐다. 해남부터 보길도까지 120㎞ 답사를 다녀온 작가의 기행문을 기반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두륜산, 달마산 미황사 등 남도 풍경을 압축해 표현해냈다.
임진왜란의 현장인 명량해전의 격전을 그린 ‘해남 우수영, 울돌목’은 진도대교와 어업 중인 어선들 아래 명량해전 장면을 동시에 담아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장면을 표현하고 있으며 조선시대 고지도 형태를 차용한 ‘일어서는 땅 운주사’는 천불천탑과 와불로 유명한 운주사의 전경과 석탑을 세밀하게 새겼다.
전시에서는 작가 소개와 작품 제작배경 등을 설명하는 인터뷰 영상도 만날 수 있다. 관람예약제를 통한 온라인 또는 전화 접수 후 미술관 전시 관람이 가능하며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전시 영상과 인터뷰 영상으로도 만날 수 있다. 월요일 휴관.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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