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 주민들이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그동안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왔는데, 어떻게 하루 아침에 감염병을 옮기는 지역으로 낙인 찍을 수가 있습니까?”
광주시가 북구를 ‘코로나19 방역 중점 관리지역’으로 지정하면서 북구 지역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광주시의 방역 행정 실패를 ‘북구지역민의 탓’으로 돌리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것이다.
8일 광주시와 북구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7일 북구를 ‘방역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예산과 인력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현재 계획만 발표했을 뿐 구체적인 예산지원 계획조차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 박향 광주시 복지건강국장은 “예산지원은 앞으로 북구와 조율해 결정하고, 인력지원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구는 다소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북구청의 한 관계자는 “구청과 단 한마디 상의도 없이 갑자기 북구를 집중 지원하겠다며 ‘방역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하더니, 추후 지원 규모 등을 결정하겠다는 게 행정절차상 말이 되느냐”면서 “특히 광주는 편의상 자치구로 구분했을 뿐 하나의 생활권이나 마찬가지인데, 북구만 코로나19 위험지역처럼 지정한 것에 대해 지역민의 항의 전화 등이 빗발치고 있다”며 분노를 나타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규모 확산 사태가 있었던 대구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조치”라면서 “북구만 지정하면 부정적인 ‘낙인 효과’ 외에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동안 방역 최일선에서 땀 흘려온 북구청 공무원들도 분노감을 표출하고 있다. 그동안 북구는 구조상 타 자치구보다 코로나19 집단발생 가능성이 높은 데도, 추가 방역 예산이나 인력 등을 지원하지 않다가 갑자기 ‘방역 중점관리지역’ 지정을 들고 나온 배경이 의심스럽다는 말도 나온다.
실제 북구는 전국적으로 대규모 집단 감염사태를 불러온 신천지를 비롯해 서울 사랑제일교회와 연관한 광주사랑교회, 성림침례교회 등 대형 종교시설이 밀집해 있는 탓에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때문에 북구청 직원들은 지난 2월 코로나19 첫 발생 후 휴일 등도 반납한 채 쉼없는 방역활동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북구청이 직접 관리 감독한 누적 격리자와 능동감시자만 1만4514명에 이르고, 구청 16개 부서에서 직접 나선 방역활동도 2만5000여회나 된다.
북구청 직원들은 “그 어느 자치단체보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방역활동을 해왔는데, 광주시의 관리지역 지정으로 그동안의 방역 활동이 물거품이 된 듯한 느낌”이라며 “지역 내 특정구역의 상황이 심각하다면 그냥 집중 지원을 하면 되지, 굳이 ‘방역 중점관리지역’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사전 상의조차 없이 북구를 지목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광주시는 지난 7일 해당 브리핑을 앞두고 문인 북구청장을 배석토록 했지만, 관련 내용을 사전에 조율하기는 커녕 의견조차 듣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북구청 측은 “광주시와 관련한 내용에 대해선 오해 등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답변하기 힘들다”면서도 “사전에 방역 중점관리지역 지정에 대해 조율하거나 들은 바는 없다”고 말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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