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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권일기자(정치 라운지)

600㎜ 물폭탄에 산 무너지고 둑 터지고…사망·실종 11명

by 광주일보 2020.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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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광주 북구 문흥동 문흥성당 인근 도로에 쏟아진 폭우로 차량들이 물에 잠겨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지난 6일부터 연사흘간 600㎜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폭우로 광주·전남에 ‘역대급 수해’가 발생했다.

폭우에서 비롯된 산사태, 하천 범람 등으로 10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고, 30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7000㏊(2000만평 이상)에 이르는 경작지가 침수 또는 유실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으며, 당국의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면 피해는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 북구에 최고 533㎜…사망 1명에 이재민 400여명=광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7일 자정부터 9일 오후 4시까지 사흘간 누적 강우량은 평균 460㎜였다. 이 기간 광주 북구에는 최고 533.4㎜의 물폭탄이 쏟아졌고, 동구(조선대) 482.5㎜, 서구 458.5㎜, 남구 455㎜, 광산 426㎜를 기록했다. 남구 노대동은 최대 시간당 강우량이 71㎜로 집계됐다.

이번 폭우로 지난 8일 광주 북구 신안동 한 오피스텔 지하에서 30대 남성이 배수 작업 중 숨진 채 발견됐다. 주택 침수와 하천 범람 등으로 이날 오후 4시 현재까지 282세대 433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20세대 42명이 집으로 복귀했고, 262세대 391명이 아직 임시대피소가 마련된 초등학교와 문화센터 등에 대피 중이다.

집중호우가 사흘간 지속되면서 제방이 유실되거나 무너지면서 침수피해가 컸다. 광주 광산구 소촌제에서 높이 7m·길이 15m의 제방이 무너져 인근 농경지(13.5ha)와 상가가 침수 피해를 봤다. 광주 서창천·장등천·왕동천·북산천 일부 제방이 유실돼 긴급 복구가 이뤄졌다.

광주에서는 328세대와 차량 300대가 침수 피해를 입었고, 평동역 1층 대합실이 침수돼 평동역 열차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금호타이어 광주·곡성공장, 광주 테크노파크 1단지도 침수 피해를 입고 복구가 이뤄지고 있다.

또한, 하수도 92곳이 유실됐고, 석축옹벽 23곳, 담장 2곳도 유실 피해를 입었다. 광주 북구 동림동 수변공원에 위치한 사설 납골당 내 납골묘 1800기가 침수됐다. 도로시설 286곳도 침수되거나 파손됐다.

전날부터 광주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 운항이 모두 중지됐다. 광주 동송정역 인근 월곡천교 수위가 높아지면서 8일부터 광주선 모든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가, 9일 오전부터 재개됐다. 선로 침수와 토사 유입으로 중단됐던 전라선 익산∼여수엑스포역 구간 KTX와 일반 열차 운행도 9일 첫차부터 재개됐다.

광주 동구 소망병원과 일광맨션은 인명피해가 우려돼 주민과 환자가 모두 대피했다. 광주 양동시장과 광주천, 운남교, 산동교 등 도로 11곳과 신덕지하차도의 통행이 통제됐다.

◇전남 10명 사망·실종, 경작지 2000만평 침수 = 이번 폭우로 전남에서는 9일 오후 현재 9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인명피해가 났다.

지난 7일 오후 8시30분께 곡성군 오산면 마을 뒷산에서 토사가 무너져 내려 주택 5채를 덮치면서 5명이 숨졌다. 9일 오전 8시30분께 곡성군 고달면 하천에서는 전날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8일에는 담양군 무정면에서 대피 중 불어난 물에 휩쓸린 8살 남자 어린이가, 화순군 한천면에서는 농수로를 정비하러 나간 60대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같은 날 담양군 금성면에서는 불이 난 집에 있던 70대 여성이 숨져 있었다. 전남도는 “떠밀려온 토사가 전봇대를 덮치면서 주택 화재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담양군 금성면에서는 승용차에 타고 있던 70대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 상태다.

담양 창평천, 오례천, 화순 동천, 구례 서시천, 영광 불갑천에서는 제방이 각각 30~100m 유실되거나 붕괴됐다. 화순·곡성·담양지역 저수지 3곳의 제방이 유실돼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저지대와 하천 주변지역 주택 1898동이 침수되면서 이재민 2774명이 발생했다. 주민들은 인근 학교, 경로당 등에 임시로 마련된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지역별 주택 침수 규모는 구례 1182가구, 담양 231가구, 곡성 121가구, 함평 108가구, 장성 105가구 등이다.

경작지 6823㏊(약 2000만평)가 침수되거나 유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함평·나주 ·담양·영광지역 피해가 컸다.

품목별로 벼 6202㏊, 밭작물 211㏊, 시설작물 317㏊, 과수작물 93㏊ 등이다.

축산분야에서는 126농가가 축사 침수, 가축 폐사 피해를 당했다. 닭 13만2000마리, 오리 8만5000마리, 돼지 80마리, 한우 2마리, 양 3마리가 폐사했다. 곡성·화순지역에서는 양식장 뱀장어 430만마리가, 구례에서는 양식장 2곳에서 메기와 철갑상어 등 4000여마리가 유실됐다.

전남지역 도로 114곳이 유실되거나 침수됐으며, 이 중 62곳은 응급 복구가 완료됐다.

/최권일 기자 cki@kwangju.co.kr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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