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 지면으로 본 5·18 광주민주화운동 44주년과 향후 과제
광주서 5·18 보도 유일한 신문
‘아아, 光州여!’ ‘5·18…9년’ 등
44년 동안 진실 밝히기 앞장
항쟁 당시 촬영한 사진 제공
5·18 조사위 진실규명 큰 역할
이제는 오월정신 헌법에 새겨야
광주민주화운동이 44주년을 맞았음에도 발포 명령자, 행방불명자, 암매장 등 5·18의 핵심의혹은 여전히 은폐돼 있다.
올해로 72년 역사를 헤아리는 광주일보는 44년 동안 5월의 진실을 밝히는 책무를 이행했다.
여기에는 ‘언론탄압으로 인해 시민들이 개 끌리듯 끌려가 죽임을 당한 것을 지켜보면서도 신문에 단 한 줄을 싣지 못하고 붓을 놓을 수밖에 없었던’ 울분과 아픔이 자리하고 있다.
당시 계엄군들은 언론검열관실을 운영하며 5월의 참상을 알리지 못하도록 기사를 잘라냈다. 그럼에도 광주일보는 ‘아 광주여’, ‘민주시민의 긍지. 무등산은 알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들을 게재하며 광주의 아픔을 대변했다.
5·18 유가족의 아픔을 지면에 녹여내며, 정부에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굵직한 기사들로 5월의 감춰진 진실을 파헤쳤다.누가, 왜, 무엇 때문에 광주시민을 무참히 학살했고 시민을 향해 총을 쏘도록 명령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밝히고자 한 것이다.
1989년 전 국민의 관심을 끈 국회 광주 청문회에서 헬기사격 증인으로 나선 고(故) 조비오 신부를 비롯해 참상을 증언한 이들의 목소리를 지면에 고스란히 담아내 계엄군의 만행을 고발했다.
1989년 ‘5·18-그 후 9년’이란 5·18 첫 진상보도를 통해 한국기자상을 수상하고 2000년에는 5·18 희생자들의 얼굴을 모두 지면에 담은 ‘5·18 20주년 희생자 339명’으로 한국편집상을 수상하는 등 매년 다양한 기획시리즈 등을 기획해 5월의 진실을 추적했다.
이제 5·18은 한국 민주주의의 상징이 됐고, 민주화를 염원하는 아시아 국가들에겐 희망이 됐다.
40여 년간의 진실규명 외침에 정부는 결국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를 출범해 진실 규명의 단초를 제공했다. 하지만 4년여 조사에도 결과는 지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여전히 5·18은 우리의 자랑이다. 민주화운동이라서 보다는 죽음을 앞에 둔 절망 속에서도 서로를 아끼며 인간성을 잃지 않았던 공동체 정신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5·18은 세계적인 공명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핵심 정신이다.
일부 극우 세력은 아직도 5·18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5·18은 동학농민혁명, 항일 독립운동의 맥을 잇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뿌리임에도 다양한 왜곡과 폄훼에 시달리고 있다.
피해자들의 트라우마는 아직도 진행중이고, 5·18에 대한 진실은 가짜 뉴스로 왜곡돼 국민에게 또 다른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이제는 5·18의 정신을 헌법에 아로새겨야 할 때다. 헌법 전문에 명시된 3·1운동과 4·19 혁명정신이 범접할 수 없는 권위를 갖는 것처럼 5·18도 헌법에 새겨야 한다. 44년 동안 확대 재생산 되는 폄훼와 왜곡을 근절하기 위해서다.
그래야만 오월 정신이 역사를 넘어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고, 미래세대의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광주의 목숨과 피로 이뤄낸 5·18 정신이 역사 속 사건에 그치지 않고, 미래세대 민주주의 정신의 근본이 될 수 있도록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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