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소유주 등 만나 정비계획 마련…옛 서진병원 내년까지 철거 계획
짓다 멈춘 농성동 철골건물·주월동 요양병원 올해 안 공사 재개 방침
광산구 삼거동 건물 제외 속 규제 완화 등 실질적인 방안 고민해야
공사중단 등의 이유로 오랫동안 광주 도심 흉물로 방치되던 건축물들이 철거되거나 재단장될 것으로 보인다.
도심 미관을 저해하고 슬럼화의 주범으로 사회문제를 야기했던 광주도심 ‘장기방치 건축물’에 대한 정비계획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9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 지역의 ‘장기방치건축물’은 총 4곳(서구 1곳, 남구 2곳, 광산구 1곳)이다.
장기방치 건축물은 착공신고 후 공사 중단 기간이 2년 이상 지난 건축물을 말한다.
광주시는 최근 장기방치 건축물 4곳 중 3곳(광주시 남구 옛 서진병원 건물, 남구 주월동 요양병원 건물, 서구 농성동 서구청 맞은편 철골 건물 )에 대한 정비계획을 세웠다.
광주시가 토지소유주와 공사 발주자 등을 직접 만나 문제해결을 위한 논의를 거쳐 해결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광주 지역의 대표적인 장기방치 건축물인 옛 서진병원 건물(지하 2층 지상 12층 규모,연면적 2만3144.61㎡)은 2025년까지 철거를 할 계획이 나왔다.
이 건물은 당시 건물주가 의대 유치를 위해 짓다 자금난 등으로 1995년 공사를 중단한 이래 방치되고 있다.
해당 건물은 부동산개발업자가 건물을 둘러싼 토지 일부를 사들인 이후 지난 2020년 건물철거 등에 대한 민사소송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건물 소유주가 소재불명인데다, 건물부지 16%에 대한 소유권 갈등 등으로 건축물 철거를 위한 집행권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강제경매 절차가 진행 중이다. 광주시는 “건축주와 토지주간의 이해관계가 우선 정리돼야 한다”면서 “경매절차가 올해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2025년까지 철거를 목표로 지속적으로 관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구 농성동 철골건물과 남구 주월동 요양병원 건물은 올해 안에 공사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지상 10층 규모의 서구 농성동 철골건물(연면적 9945.35㎡)은 2007년 공사를 중단한 후 소유권 분쟁 등으로 17년째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월 건물과 토지에 대한 소유권 분쟁이 모두 종료 됨에 따라 건축주가 현 건물에 대한 리모델링을 검토 후 올해 상반기에 설계변경 등 인허가를 받아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는 것이 광주시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현재 리모델링 설계도면을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지소유주가 건축물에 대한 경매를 낙찰받아 공사를 재개할 의사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고금리 상황 탓에 남은 공사 준공 자금에 일부 어려움은 있지만 올해 안에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1996년 홍복학원이 학교를 짓겠다며 추진했던 광산구 삼거동 건물은 교육청이 건축 허가를 취소하면서 정비 계획에서 빠져 아직도 장기방치 건축물에 해당한다.
지역민들은 지지부진하게 방치되던 건축물 정비가 탄력을 받을 수 있길 기원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건축물이 장기방치되면서 노숙인 등이 드나들어 무섭다고 불안감을 토로했다.
서구 농성동 방치 건축물 맞은 편에 거주하는 문정복(여·74)씨는 “주민들이 모일 때마다 건물 좀 처리해줬으면 좋겠다고 한다”며 “밤에 무서워서 집 밖을 나다닐 수가 없다. 경찰들이라도 자주 순찰을 돌아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다만 건축물이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여전히 강제집행이나 실질적 유도책이 없다면 방치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단순한 면담위주의 해결책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봉수 현대계획연구소 소장은 “민간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는 게 가장 좋겠지만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지자체가 사유재산이라고 손 놓을 것이 아니라 행정 절차 간소화나 규제 완화 등 실질적인 방안을 고민하고 그래도 힘들다면 시가 매입에 적극 나서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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