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박행구 씨 부부 외 10쌍
장애인·소외계층 합동결혼식
광주시곰두리봉사회 등 주관
“삶에 치여 살다보니 결혼 40년만에 다시 부부로서 백년가약을 맺게 됐습니다.”
부부의 연은 맺었지만 어려운 형편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던 부부 10쌍이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며 화촉을 밝혔다.
(사)광주시곰두리봉사회(회장 박용수)가 주최하고 (사)광주광역시사회복지심부름지원센터가 주관한 ‘제2회 아름다운동행 행복한 첫걸음 장애인 및 소외계층 합동결혼식’이 21일 오전 광주시 서구 제이아트웨딩컨벤션 1층 아모레홀에서 열렸다.
이번 합동결혼식은 광주시 5개 자치구와 지역 봉사단체들이 개인 사정과 경제적 여건 등으로 혼인식을 올리지 못한 채 가정을 꾸려온 지역 소외계층과 장애인 가정을 선정해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용수 (사)광주시곰두리봉사회장, 정무창 광주시의회장, 이정재 광주시민사회단체 총연합회장, 박철홍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및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해 부부들의 혼인을 축하했다.
부부 10쌍은 전남대학교 학군단의 예도를 받으며 부부로서 새 발걸음을 시작했다.
주인공들 중 박행구(70)·천화자(67·여)씨 부부는 유독 많은 눈물을 흘렸다.
이들 부부는 38년 전 부부로서 연을 맺었지만, 연이은 사업 실패로 경제적 여건이 넉넉지 않아 식을 올리지 못한채 부부생활을 이어왔다. 어려운 형편에도 꾸준히 봉사활동에 참여했던 이들 부부는 사연을 알게 된 광주시곰두리봉사회의 제안으로 40여년만에 식을 올리게 됐다.
박 씨와 천 씨는 이날 부부 행진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부부로서 새로운 시작을 다짐했다.
박행구 씨는 “저희와 같은 부부들이 축복을 받을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준 곰두리봉사회와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많은 축복을 받은만큼 지역 사회에 베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천화자 씨는 “삶에 치여 남들 다하는 결혼식도 잊고 살아왔는데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정식으로 부부의 가약을 맺게 돼 감사하다.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도 서로를 위로하며 잘 살아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번 합동결혼식을 주최·주관한 박용구 (사)광주시곰두리봉사회 회장은 “오늘 결혼식을 올린 신랑·신부와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합동결혼식이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유빈 기자 lyb54@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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