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끝자락 다시한번 ‘민주를 노래하다’

광주문화재단, ‘님을 위한 행진곡’ 시민음악회…7일 빛고을시민문화관
‘그 날이 올때까지’·‘순이생각’ 등... ‘열사 추모’ 합창·무용·뮤지컬 곡

5·18 추모 뮤지컬 ‘망월 달을 바라다’에 출연한 ‘다락’ 단원들. <다락 제공>

지난 5월을 기점으로 올해 중순에도 다채로운 5·18 민주화운동 기념행사를 볼 수 있었다. 망월동 묘역에서는 5·18 43주기 추모제가 펼쳐졌고, 금남로에서는 희생 영령의 넋을 기리는 민주평화 대행진과 전야제 등이 열렸다. 이외에도 수많은 공연들이 민중항쟁의 의미를 떠올리게 했다.

이처럼 다양한 행사들은 민주화 운동을 현재화하는 매개가 됐지만, 비교적 연말연시에는 5·18과 관련된 공연들이 소규모로 열리거나,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계묘년 끝자락에서 다시 한 번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뜻을 뮤지컬, 합창 등 음악으로 반추하는 공연이 펼쳐진다. 오는 7일 오후 7시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진행되는 음악회 ‘빛의 도시, 민주를 노래하다’가 바로 그것. 공연은 ‘님을 위한 행진곡’ 등에 깃든 광주의 정신을 모티브로, 열사들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다.

뮤지컬 ‘광주’의 넘버(1막 끝에 나오는 화려한 곡)인 ‘그 날이 올때까지’를 들을 수 있다. 민중 항쟁의 결의를 다지는 노래로 최우정이 작곡했다. 이어 ‘상록수’, 뮤지컬 레미제라블 중 ‘민중의 노래’가 관객들을 만난다.

합창 ‘오월의 노래’, ‘나를 일으킨 친구’, ‘광주여 무등산이여’를 비롯해 ‘아 민주정부’, ‘우리를 막을 수 없네’, ‘아직은 슬퍼할 때가 아니다’도 울려 퍼질 예정이다.

‘순이 생각’도 레퍼토리에 있다. 당시 옛 전남도청에서 투쟁하다 열세에 몰린 시민군들은 ‘무기를 반납하고 최소한의 요구 조건만 관철하자’는 쪽과 ‘계속 투쟁하고 협상하자’는 쪽으로 나뉜다. 일부가 떠나버리고 남은 시민군들이 산화해버린 동료 ‘순이’를 기리며 부르던 처절한 노래.

뮤지컬 ‘영웅’의 표제곡 ‘영웅’은 을사늑약과 정미늑약 이후 국권을 침탈했던 일제에 저항하는 정신을 담은 작품이다. 민주정신을 유린하던 세력에 맞서 ‘저항’하는 의미를 투영했다는 점에서 5·18 정신과 겹쳐 보인다.

무용도 공연의 한 축을 맡는다. 김유진 댄스 프로젝트가 선보이는 ‘지우고 싶은 기억’은 5월의 상흔과 고통을 ‘몸짓’으로 승화한다. 김유진 댄스프로젝트는 광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무용 단체로 지난 8월 삶의 권태와 이상을 다룬 공연 ‘EDEN’ 등으로 호평을 받아 왔다.

대미는 전 출연자와 관객이 함께 노래하며 대동 정신을 실현하는 ‘님을 위한 행진곡’(김종률 작곡)이 장식한다. 알려진 것처럼 ‘님을 위한 행진곡’은 5·18민주화운동 중 희생당한 윤상원, 박기순 열사의 영혼결혼식을 위해 1981년 창작된 작품이다.

당시 전남대 학생이던 김종률이 소설가 황석영의 자택에서 작곡했고, 감시를 피해 조악한 이동식 카세트로 녹음했던 급박한 상황 등은 아직까지도 안타까움, 저항정신 등을 떠올리게 한다.

김하정이 공연을 연출했으며 뮤지컬 배우 이지훈, 팝페라 그룹 친친클래식이 출연할 예정이다. 이외 뮤지컬단 다락, 1987합창단, 푸른솔합창단, 이소선합창단 등이 무대에 오른다.

한편 이번 공연은 문체부와 광주시가 주최하고 광주문화재단이 주관한다.

전석 무료.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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