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생호남정보통

‘별난 도시’ 순천은 뭔가 달랐다

by 광주일보 2023. 11. 3.
728x90
반응형

‘2023순천만정원박람회’ 통해 세계적인 생태·정원 도시로 도약
노관규 시장의 집념·공무원 전문성·시민 참여 ‘삼합’ 성공 비결

박람회장 전경.<광주일보 자료사진>

지난 31일 7개월의 대장정을 마친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세계적인 생태 도시·정원 도시가 인구 28만명에 불과한 소도시에서도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줬다.

214일간 정원박람회를 찾은 관람객은 981만2157명. 순천 인구의 35배에 달한 인원이다. 폐막을 한 달가량 앞둔 상황에서 이미 목표 관람객 800만명을 넘겼다.

10년 만에 다시 치른 정원박람회가 1000만명에 가까운 관람객을 맞을 수 있었던 것은 ‘도시의 판’을 바꾸는 ‘별난 시도’ 덕분이다.

정원박람회의 성공에는 기획부터 진행까지 모든 것을 일선에서 이끈 노관규 순천시장의 집념이 크게 작용했다.

노 시장은 2013년 ‘1회 정원박람회’를 직접 기획했다. 세계적인 경관 건축가 찰스 젠크스와 국내 조경 전문가 고정희 박사 등 여러 전문가 조언을 받아 정원박람회를 준비했다. 하지만 2012년 총선에 출마하는 바람에 직접 박람회를 주관하진 못했다. 총선에서도 떨어져 10여 년 공백기를 가졌다. 노 시장은 “10년 넘게 ‘야인 생활’을 하면서 세계 정원 문화를 체험하고, 가든 전문 지식을 공부했다”며 “그 결과물이 이번 정원박람회”라고 했다.

박람회를 준비한 공무원들의 전문성도 성공에 기여했다. 순천시는 2014년부터 국가정원운영과와 정원산업과 등을 운영하며, 정원 전문가 40여 명을 길러냈다. 순천시에는 정원 전문가만 100여 명이 위촉돼 있다.

시민의 참여는 성공의 또다른 원동력이 됐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저류지(貯溜池) 공원(오천그린광장)’과 도로의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잔디를 깐 ‘도로 정원(그린아일랜드)’을 선보였다. 조성 과정에서 교통 불편 등 시민들 불만이 상당했지만, 순천시는 끈질긴 설득으로 주민 동의를 받아냈다.

이 같은 흥행에 순천을 배우려는 자치단체 등의 방문도 줄을 이었다. 도심 속 정원을 배우려는 자치단체 200여 곳을 포함해 기관·단체 510곳이 순천을 찾았다. 서울과 세종이 정원 도시 조성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 밖에도 32개 지자체가 정원 도시를 선언했다. 지자체 정원 관련 부서는 전국에서 24곳이 신설됐고, 77건의 자체 조례가 제정됐다. 지난 3월 개막식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참석한 것도 전국적인 관심을 끄는 데 주효했다고 조직위 측은 분석했다.

순천시는 박람회 기간을 세계적인 생태·정원도시를 알릴 기회로 활용했다. 지난 9월 15개국이 모인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 총회와 15개 ‘국가의 날’ 행사를 잇따라 치르며 국제 행사 개최지의 면모를 보여줬다.

이 외에도 영화축제 ‘남도영화제 시즌1 순천’이 순천만국가정원 오천그린광장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남도영화제 시즌1 순천은 도민·공연·정원·작가와 함께하는 영화제로, 다른 영화제와 차별화된 콘셉트로 진행됐다.

정원박람회는 도시민의 ‘삶의 질’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행사로 평가받고 있다.

입장권과 식음료 판매를 통한 직접 수익금은 폐막일 기준 333억원으로, 목표 수익금(253억원)의 130%를 초과 달성했다.

박람회장에 입점한 35개 지역 소상공인의 사업시설은 물론 인근 원도심 음식점들도 재료가 없어 장사를 못 할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정원박람회로 인해 1조5926억원의 생산유발, 2만5149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 7156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10년 전 박람회에 이어 올해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노관규 시장은 성공 비결로 “시장, 공무원, 시민의 ‘삼합’(三合)”을 들었다.

흑두루미를 위해 순천만 전봇대 282개를 뽑고 강변로를 막아 잔디밭을 펼치는 과감한 시도를 단행한 건 이들의 협업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말이다.

정당 없이 무소속으로 순천 시정을 이끄는 노 시장은 정치적인 자유로움을 기반으로 순천시의 미래 청사진을 그려왔다. ‘생태 도시’에 걸맞은 ‘친환경 문화도시’로 또 다른 변혁을 꿈꾸고 있다.

박람회장 동문권역에 ‘한국형 디즈니랜드’ 조성을 추진하는 순천시는 애니메이션 집적단지 사업비 2000억원을 확보해 놓았다.

노관규 시장은 “그동안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사랑해주고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준 국민에 감사를 전한다”며 “박람회는 끝이 났지만 이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순천은 정원에 문화의 옷을 입혀 더 큰 도약에 나설 계획이다. 국가정원과 도심, 순천만을 하나로 이은 정원 위에 애니메이션 산업을 입혀 한국판 K-디즈니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김은종 기자 ejkim@kwangju.co.kr

 

 

순천만정원박람회, 세계적 생태·정원도시 가능성 보여줬다

10년 만에 다시 열린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세계적인 생태도시·정원도시로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7개월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재단법인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는 31일 오후 2023

kwangju.co.kr

 

 

가을로 물든 국가정원…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폐막 일주일 앞 900만명 돌파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폐막을 일주일 앞두고 900만 관람객을 돌파했다. 23일 재단법인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박람회 관람객은 912만4000명으로 집계됐

kwangju.co.kr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