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적인 구름의 세계, 그 덧없는 아름다움에 경탄하라
120개국 5만 3000명이 참여하고 있는 ‘세계구름감상협회’(www.cloudappreciationsociety.org)에는 전 세계 회원들이 찍은 ‘세상의 모든 구름’ 사진이 올라온다.
사이트 주인장 개빈 프레터피니는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추종자들에 맞서 ‘푸른하늘주의’의 진부함을 퇴치하기 위해 2005년 구름감상협회를 설립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라. 그 덧없는 아름다움에 경탄하라. 그리고 구름 위에 머리를 두고 사는 듯, 공상을 즐기며 인생을 살아라.” 구름감상협회 선언문은 인상적이다.
‘구름관찰자를 위한 가이드-신기하고 매혹적인 구름의 세계 ’는 개빈 프레터피니가 구름감상협회를 만든 후, 그의 ‘솜털 친구들’(저자가 구름을 부르는 애칭)을 위해 쓴 첫 책이다. 27개 출판사에서 거절당한 후 발매된 이 책은 영국에서만 20만 부 넘게 팔리며 화제를 모았고 베스트셀러 ‘날마다 구름 한 점’의 모태가 됐다.
구름에 빠져 지낸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자연현상을 관찰하고 그 원리를 이해하는 일에 매료된 그는 ‘구름수집가의 핸드북’을 썼고 ‘파도관찰자를 위한 가이드’로 2011년 왕립학회 과학도서상을 수상했다.
저자는 탁월한 비유와 익살스러운 입담을 과시하며 독자들을 매혹적인 구름의 세계로 안내한다. 구름이 만들어지는 과학적 원리부터 구별법, 구름과 관련한 신화와 예술, 감상법까지, 구름에 관한 모든 것을 한 권에 담은 책은 구름의 분류부터 개개 구름의 특징까지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다.
또 회원들이 찍은 다양한 구름 사진과 그래픽 자료를 함께 실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책에서는 ‘구름의 왕’ 적란운과 높은 상공을 잔물결처럼 수놓는 권적운, 천사의 머리카락처럼 섬세한 가닥들을 나부끼는 권운(새털구름). 여명의 순간 루비 같은 다홍색으로 하늘을 물들이는 고층운(높층구름) 등 열 가지 주요 구름 유형을 소개한다.
또 우주를 떠돌던 외계인이 높은 산 뒤에 잠시 주차한 UFO처럼 보이는 렌즈구름, 20세기 초 지구의 창공에 처음 등장한 ‘구름계의 사생아’ 비행운, 호주 버크타운의 명물인 두루마리 구름, 최고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자개구름 등도 만날 수 있다.
책에서는 구름을 향한 저자의 애정도 확인할 수 있다. 구름무늬를 닮은 생선 비늘을 확인하러 어시장을 답사하고, 달리는 기차 위에서 구름의 변화를 추적하고, 활공기에 몸을 싣고 호주의 대형 구름 모닝글로리를 따라 비행한다. 그밖에 화가 코레조가 그린 “캔버스에 옮겨진 가장 에로틱한, 최후의 구름 포르노 작품” ‘제우스와 이오’를 확인할 수 있다. 책 뒤에는 ‘구름감상협회구름관찰자 졸업시험’문제가 실려 있다.
저자는 “구름을 보며 사색에 잠기고 즐기는 법을 배워보라”고 권한다.
<김영사·2만2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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