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특징짓는 여러 요인들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감정이다. 인간을 가리켜 생각하는 동물, 유희의 동물, 놀이의 동물, 언어의 동물이라고도 하지만 한편으로 ‘감정의 동물’이기도 하다.
우리는 매일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희로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慾). 인간이면 누구나 갖고 있는 감정이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모습에서 기쁨을 느끼고 시골에 사시는 부모님의 전화에 위안을 느낀다.
그러나 어느 경우에는 자신의 감정을 잘 인지하지 못할 때가 있다. 감정이란 물과 같아서 하나로 고정화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아무리 인간관계를 신경 써도 주위에 사람이 모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어떤 가장들은 가족을 위해 오랫동안 일하고 헌신하는 데도 가정에서 설자리가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외롭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기도 한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감정 코칭 전문가 함규정 씨는 ‘감정 관리’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비즈니스 교육·훈련 기관 씨엔에이 엑스퍼트 대표이자 성균관대 겸임학부 겸임교수이기도 한 그는 “감정을 제대로 관리해야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번에 함 교수가 펴낸 ‘감정 관리도 실력입니다’는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조직 현장에서 감정을 보호하고 사람들과 현명하게 협업할 수 있는 방법들을 담았다.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대담하게 인정하고 제대로 표현하고 적절히 다스려라’이다. 그리고 저자는 말한다. ‘세상에 잘못된 감정은 없다. 감정 사용법을 모르는 당신이 있을 뿐’이라고.
저자는 가장 먼저 감정의 정체를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체를 안 뒤에는 사용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분노와 좌절, 슬픔, 우울, 질투, 증오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무조건 억누르고 외면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이 세상에 불필요한 감정은 없다.
슬픈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나에게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 때문에 화가 나면 내 감정을 적절히 전달해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발생한 감정을 잘 관리해 현명하게 활용해야 하는 이유다.
저자는 감정 관리도 실력이라고 강조한다. 감정 관리를 잘하는 사람은 주위에 휘둘리지 않고 목표에 집중한다. 유사한 감정에 주기적으로 휘둘리는지 특정한 상황이나 사람 앞에서 감정 조절이 되지 않는지 등의 문제는 감정 훈련을 통해 넘어설 수 있다. 내 안의 상처를 살피고 타인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는 감정 표현법을 익히면 어떤 경우에도 중심을 잃지 않는다.
또한 저자는 모두에게 호감을 얻고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려고 노력하다 보면 결국 나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 되고 만다. 내가 불행한데 다른 사람이 행복해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책에는 실질적인 ‘감정 솔루션’이 담겨 있다. 직장 내 관계의 기술 부분에서는 감정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의사소통도 제시한다.
저자는 “우리 안에는 현재 느끼고 있는 힘든 감정들만 있는 게 아니라 밝고 찬란한 감정들도 분명 함께 한다”며 “나와 타인의 감정을 소중히 여기며 외면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삶은 더 의미있고 풍요로워진다”고 말한다.
<청림출판·1만7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박성천기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양한 장르 전문가들 모여 ‘예술 실험’ 갖는다 (0) | 2023.02.09 |
---|---|
[‘예술인 권리 보장 조례안’ 뭘 담았나] 광주시의회, 전국 첫 발의 (0) | 2023.02.09 |
클래식부터 국악까지 ‘ACC 브런치 콘서트’ (0) | 2023.01.26 |
이치헌 초대전 ‘달을 바라보다’ (0) | 2023.01.24 |
“온 가족 함께 문화예술로 토끼해 문 활짝 열어요” (3) | 2023.0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