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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홍·야지마 츠카사 작가
2월26일까지 ‘여섯개의 눈’사진전
양림동 갤러리 포도나무·가연지소
2월3일 콜로키엄·작가와의 대화
“나를 데려간 것은 일본군의 앞잡이었어요. 나는 만주에서 허드렛 일을 하는 줄만 알았어요. 만주에 도착해보니 공장이 아니라 유곽 같은 곳이었어요.”
안세홍 사진작가의 앵글에 담긴 이수단(1922~2016) 할머니는 인형을 진짜 아기처럼 안고 있다. 자신의 아이를 낳지 못했던 할머니는 나이가 들수록 아이에 대한 집착이 커졌고 정신분열증이 생기면서 아이 사진을 방에 붙여두었다. 그리고 경로원장이 선물한 인형을 진짜 아기처럼 돌보고 이야기를 나눈다.
한국, 동티모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중국. 전시장에서 만난 사진 속 ‘할머니들’은 일본군의 성노예가 되지 않았더라면, 모두 꽃다운 젊은 시절을 보냈을 것이다. 12살의 나이에 빨래를 널다 끌려간 필리핀의 루시아 루이즈(1930~)할머니도, 결혼한 몸에 딸 아이도 있었던 중국의 웨이 샤오린 할머니(1920~2019)도.
광주시 남구 양림동 갤러리 포도나무와 가연지소(백서로 79-1)에서 열리고 있는 사진전 ‘여섯 개의 눈-위안부 할머니의 일상’전(2월26일까지)은 한국과 일본 두 명의 사진작가가 오랜 시간 기록해온 동아시아 위안부 할머니들의 ‘존재’를 만나는 기획으로 전시 제목 ‘여섯개의 눈’은 두 사진가가 사용한 카메라를 상징한다. 전시와 함께 콜로키움, 작가와의 대화도 열릴 예정이다.
유재현·정현주 큐레이터가 공동기획한 전시에는 한국인 작가 안세홍과 일본인 작가 야지마 츠카사가 함께 참여했다. 안 작가는 한국 뿐 아니라 동남아 각국 위안부들을 앵글에 담았고, 야지마 츠카사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터인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서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기획관리하고 있다.
작가들은 태국, 인도네시아, 중국 등 할머니들이 머물고 있는 ‘집’에서 사진을 찍었다. 전시가 열리고 있는 갤러리 포도나무와 가연지소는 오래된 가옥을 리모델링한 공간이다. 갤러리를 비롯해 거실, 안방 등 일상의 공간에 놓인 사진들을 보고 있자면 ‘빼앗겨 버린’ 할머니들의 평범한 일상이 더 아프게 다가온다. 작품 사진에는 각각의 사연이 담긴 설명이 붙어 있어 마치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기분도 든다.
안세홍은 1996년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서 처음 만난 “그들의 한 맺힌 눈빛과 아픔을 잊을 수 없었”고 이후 오랫동안 한국 뿐 아니라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아시아 위안부들을 앵글에 담아왔다. 특히 도쿄 니콘살롱에서 개최하려던 ‘겹겹-중국에 남겨진 한국인 위안부 할머니’전이 니콘 살롱의 일방적 결정으로 취소된 적이 있다. 아시아에서 현지 피해 여성 140여 명을 기록한 그는 ‘나는 위안부가 아니다’(글항아리) 등의 책을 펴냈다.
와세다대에서 역사학을 공부하고 니폰 사진연구소에서 사진을 전공한 야지마 츠카사는 아사히 신문 등에서 사진가로 활동했다. 우연한 기회에 한국에서 온 학생들과 2차 대전 시 일본의 한국인 강제노동자 유골 발굴 작업에 함께 한 그는 이후 한일 역사 속 일본 제국주의 참상을 파헤치는 일을 지속해 오고 있다. 뉴욕타임즈(2022년 8월22일자)에 그에 관한 기사 ‘일본의 사진작가, 위안부의 처우에 경고를 하다’가 실리기도 했다.
오는 2월3일 오후 3시 전남대(인문대 1호관 313호)에서는 ‘예술 속의 위안부’를 주제로 콜로키엄이 열린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의 강연과 함께 정현주의 사회로 토론이 이어진다. 또 4일(오후 5시)에는 가연지소에서 안세홍, 야지마 츠카사 작가와의 대화가 개최된다.
정현주 큐레이터는 “이번에 만나는 사진은 이들을 종군위안부로 끌려갔던 생존자라거나 위안부 문제로 싸우는 틀에 가두어 보여주기 보다 인격과 존엄을 지닌 개인으로서 온전하게 지금 존재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고 말한다. 화~일요일 오전 11시 오후 6시.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안세홍 사진작가의 앵글에 담긴 이수단(1922~2016) 할머니는 인형을 진짜 아기처럼 안고 있다. 자신의 아이를 낳지 못했던 할머니는 나이가 들수록 아이에 대한 집착이 커졌고 정신분열증이 생기면서 아이 사진을 방에 붙여두었다. 그리고 경로원장이 선물한 인형을 진짜 아기처럼 돌보고 이야기를 나눈다.
한국, 동티모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중국. 전시장에서 만난 사진 속 ‘할머니들’은 일본군의 성노예가 되지 않았더라면, 모두 꽃다운 젊은 시절을 보냈을 것이다. 12살의 나이에 빨래를 널다 끌려간 필리핀의 루시아 루이즈(1930~)할머니도, 결혼한 몸에 딸 아이도 있었던 중국의 웨이 샤오린 할머니(1920~2019)도.
광주시 남구 양림동 갤러리 포도나무와 가연지소(백서로 79-1)에서 열리고 있는 사진전 ‘여섯 개의 눈-위안부 할머니의 일상’전(2월26일까지)은 한국과 일본 두 명의 사진작가가 오랜 시간 기록해온 동아시아 위안부 할머니들의 ‘존재’를 만나는 기획으로 전시 제목 ‘여섯개의 눈’은 두 사진가가 사용한 카메라를 상징한다. 전시와 함께 콜로키움, 작가와의 대화도 열릴 예정이다.
유재현·정현주 큐레이터가 공동기획한 전시에는 한국인 작가 안세홍과 일본인 작가 야지마 츠카사가 함께 참여했다. 안 작가는 한국 뿐 아니라 동남아 각국 위안부들을 앵글에 담았고, 야지마 츠카사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터인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서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기획관리하고 있다.
작가들은 태국, 인도네시아, 중국 등 할머니들이 머물고 있는 ‘집’에서 사진을 찍었다. 전시가 열리고 있는 갤러리 포도나무와 가연지소는 오래된 가옥을 리모델링한 공간이다. 갤러리를 비롯해 거실, 안방 등 일상의 공간에 놓인 사진들을 보고 있자면 ‘빼앗겨 버린’ 할머니들의 평범한 일상이 더 아프게 다가온다. 작품 사진에는 각각의 사연이 담긴 설명이 붙어 있어 마치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기분도 든다.
안세홍은 1996년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서 처음 만난 “그들의 한 맺힌 눈빛과 아픔을 잊을 수 없었”고 이후 오랫동안 한국 뿐 아니라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아시아 위안부들을 앵글에 담아왔다. 특히 도쿄 니콘살롱에서 개최하려던 ‘겹겹-중국에 남겨진 한국인 위안부 할머니’전이 니콘 살롱의 일방적 결정으로 취소된 적이 있다. 아시아에서 현지 피해 여성 140여 명을 기록한 그는 ‘나는 위안부가 아니다’(글항아리) 등의 책을 펴냈다.
와세다대에서 역사학을 공부하고 니폰 사진연구소에서 사진을 전공한 야지마 츠카사는 아사히 신문 등에서 사진가로 활동했다. 우연한 기회에 한국에서 온 학생들과 2차 대전 시 일본의 한국인 강제노동자 유골 발굴 작업에 함께 한 그는 이후 한일 역사 속 일본 제국주의 참상을 파헤치는 일을 지속해 오고 있다. 뉴욕타임즈(2022년 8월22일자)에 그에 관한 기사 ‘일본의 사진작가, 위안부의 처우에 경고를 하다’가 실리기도 했다.
오는 2월3일 오후 3시 전남대(인문대 1호관 313호)에서는 ‘예술 속의 위안부’를 주제로 콜로키엄이 열린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의 강연과 함께 정현주의 사회로 토론이 이어진다. 또 4일(오후 5시)에는 가연지소에서 안세홍, 야지마 츠카사 작가와의 대화가 개최된다.
정현주 큐레이터는 “이번에 만나는 사진은 이들을 종군위안부로 끌려갔던 생존자라거나 위안부 문제로 싸우는 틀에 가두어 보여주기 보다 인격과 존엄을 지닌 개인으로서 온전하게 지금 존재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고 말한다. 화~일요일 오전 11시 오후 6시.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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