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귀어귀촌지원센터 우수귀어인 <3>
텃세 없는 마을에 반해 3년 전 정착…낙지·장어 통발 어업
수산물 직거래 플랫폼 ‘바이씨’ 등 매출 다각화 ‘억대 매출’
“제 아내와 함께 인터뷰해도 될까요?”
전남귀어귀촌지원센터 선정 ‘우수 귀어인’에 선정된 정종훈(42·강진군 숙마어촌계.사진 오른쪽)씨는 수상의 공을 아내 소원(24.사진 왼쪽)씨에게 돌리며 첫 마디를 뱉어냈다.
정씨는 지난 2017년 귀어한 강진 숙마마을에서 창업과 결혼, 출산 세 마리 토끼 모두를 잡았다.
여수에서 나고 자란 정씨는 우연히 귀어한 강진 바닷마을이 행운의 기회를 줬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씨는 제2의 고향인 강진 숙마마을에서 백년가약을 맺은 뒤 세 살배기 딸과 올해 태어난 아들 네 가족을 꾸렸다. 그는 서울에서 과일 장사를 하고 직장에 다니며 20~30대 시절을 보냈다. 몸과 마음이 머무를 곳을 찾다가 ‘제주에서 상경하는 말이 쉬어간다’는 숙마(宿馬)마을에 반해 이곳에 정착했다. 강진은 말과 연관한 지명이 유달리 많다.
정씨는 말 그대로 혈혈단신 강진에 둥지를 틀었다. 그가 제대로 된 ‘강진 사람’이 되도록 이끌어준 이는 김효선(56) 숙마어촌계장이었다.
정씨는 “강진 숙마어촌계는 텃세가 없기로 유명하다”며 “100명 남짓 주민들이 사는 작은 마을이지만 어민 후계자를 키우려는 포옹력과 친화력은 전남 1등”이라고 마을 자랑을 했다.
정씨는 24명이 어촌계원으로 활동하는 숙마어촌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숙마어촌계 자율관리공동체 감사로 활동하며 마을의 굳은 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솔선수범하고 있다.
정씨는 2.5t 배를 마련하며 통발 어업인의 꿈에 한 걸음 내디뎠다. 정책자금인 ‘어업인 후계자 자금’을 대출 받으며 1억원의 종잣돈을 마련했다. 2%대 저금리와 3년 거치 7년 상환이 적용됐다.
그는 어촌계 선배들로부터 부단히 배우며 강진 앞바다에서 낙지, 문어, 장어를 잡고 있다. 첫 소득을 올린 지난 2020년 9000만원 매출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1억2000만원 상당을 팔았다. 올해는 위판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몰 ‘바이씨(BuySea)’를 통한 판로 다각화를 꾀하면서 매출 1억5000만원을 내다보고 있다.
‘바이씨’는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수산물 직거래 플랫폼이다. 2020년 11월부터 전남지역 어촌계 직거래망을 통합 운영해 수수료와 운영비 부담을 대폭 줄이고 어촌계와 소비자 간 직거래 판로 정착에 노력하고 있다. 정씨와 숙마 주민들이 함께 만든 숙마협동조합은 앞으로 ‘바이씨’ 쇼핑몰에 수산물과 조리식품 등을 내놓으며 마을 경제 소득을 높일 계획이다.
“내년은 강진 숙마어촌계가 더 잘 사는 마을로 성장할뿐만 아니라 저희 가족에게도 중요한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베트남 국적인 아내가 우리나라 사람으로 거듭나고, 네 가족이 함께 살 새집이 완공되는 해이기 때문입니다.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게 해준 강진 숙마마을의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글=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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