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방송콘텐츠 대회 대상 수상
5·18 전후 이야기 춤사위에 담아…공연·방송조 합작품
지난해 장려상 이어 대상 쾌거 “더 많은 대회 참가할 것”
광주의 한 사립특성화고 학생들이 꾸민 무대가 방송콘텐츠 대회에서 대상을 받아 화제다. 전남여자상업고등학교의 1,2학년 학생들로 꾸려진 ‘VIP 허니팀’이 그 주인공.
이들은 지난 24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5회 청소년 방송콘텐츠 경연대회’에서 5·18 민주화운동의 가치와 의미를 담은 무대와 영상을 선보이며 그 기량을 뽐냈다. 5·18민주화운동 이전 광주 학생들의 일상과 5·18민주화운동이 발생한 이후 18일부터 27일까지 10일간을 다룬 이야기이다.
애초 자신감이 있었던 허니팀은 예선 영상 제출과 동시에 본선 준비를 시작했다. 지난 14회에서 장려상에 그친 탓에 아쉬움이 많았지만 이때 얻은 자신감은 오늘의 대상 수상에 밑바탕이 됐다. 이들은 지난 여름방학을 시작으로 약 한달간 연습 강행군에 나섰다.
준비는 철저했다. 오전 7시 50분까지 학교에 모여 오전 연습을 진행했고 점심시간은 물론, 야간자율학습이 끝난 이후 12시가 다 되도록 연습에 매진했다.
5·18민주화운동을 주제로 한 만큼 5·18 공부도 철저히 했다. 영상과 자료를 다양하게 찾아봤다. 민주화를 위해 목숨 바치신 분들의 희생 정신과 역사를 잘 표현할 수 있을지 부담감과 불안한 마음도 컸다.
이날 인터뷰를 맡은 손예원(18)학생은 당시를 회상하며 “무대가 점점 완성될 수록 불안함 마음은 사라지고 더 잘하고 싶다는 열정이 생겼다”고 말했다.
“무대를 마치고 내려왔을 때는 후련함과 뿌듯함이 느껴질 줄 알았는데 마냥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랜시간 준비한 만큼 짧은 시간에 끝나버린 무대에 아쉬움이 컸죠. 친구들 모두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더 보여줄게 많은데’라고 말하며 내려왔습니다. 조그마한 실수 하나까지도 생생한 순간이었죠”
허니팀은 총 12명으로 이뤄져있다. 이중 6명이 올해 전남여상이 신설한 ‘콘텐츠 창업과’ 학생들이다. 무대는 공연조와 방송조의 협연으로 꾸려졌다. 학교에서 댄스부로 활동 중인 친구들이 한데 모여 공연조를 맡았고 장비 사용에 능숙한 친구들이 방송조를 담당했다.
근사한 무대를 만들어내기까지는 힘든 순간도 많았다. 공연조는 동선에 따라 이동해야 하고 방송조는 동선에 따라 카메라를 움직여야 했다. 이때 동선이 맞지 않으면 무대와 영상 둘 다 제대로 만들 수 없는 혼선이 빚어졌다. 학교 수업, 자격증과 대회 준비를 병행한 탓에 체력적으로 버겁기도 했다.
그럼에도 힘든 과정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광주의 역사를 널리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었다.
전남여상은 5·18민주화운동의 역사가 숨 쉬는 학교다. 1980년 춘태여상(현 전남여상)을 다니던 박금희 학생은 혈액이 부족하다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외면하지 못했다. 광주 기독병원에서 헌혈을 하고 나오던 박씨는 어딘가에서 날아온 M-16 총탄에 복부를 맞아 세상을 떠났다.
이날 지도자상을 수상한 김정원 교사는 “이번 대상은 12명의 학생들이 한 마음으로 모여 열심히 준비한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댄스부의 열정과 영상부의 기술, 콘텐츠창업과의 수업이 시너지 효과를 내 수상할 수 있었다”며 “학업과 병행하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해준 친구들에게 자랑스럽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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