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파제, 물양장, 부잔교, 선착장 등의 시설 노후·미비로 자연재해에 속수무책이었던 전남의 소규모 항·포구가 어촌뉴딜300사업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1조원에 가까운 재정이 투입돼 공동작업장·어구공동창고를 갖추고 기존 노후 마을회관, 경로당, 폐교 등을 리모델링하면서 낙후·지저분함 등 전남 어촌의 기존 이미지도 완전히 바뀌게 됐다. 주민역량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할머니들이 직접 커피를 내려 판매하고, 건조기나 진공포장기를 갖춰 도시민과 직거래에 나서면서 어민들의 소득 향상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슈퍼마켓이나 음식점조차 없었던 전남 어촌에 편의·숙박시설이 갖춰지면서 관광객이 찾아도 불편없는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23일 전남도에 따르면 낙후된 어촌·어항의 정주여건 개선, 소득 증대에 따른 어촌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9년부터 ‘어촌뉴딜300사업’이 시작돼 지난 6월 말 현재 15개 시·군 98개 사업대상지 가운데 21개 항이 준공되는 등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전국 300개 사업대상지의 3분의 1인 98개의 지방항, 소규모 항·포구가 혜택을 본 것이다.
먼저 여수 안도·월호·죽포·화산항, 광양 와우포구, 고흥 선정·덕흥항, 장흥 노력항, 강진 서중항, 해남 두모·구성항, 무안 신월항, 함평항, 영광 송이도·상하낙월항, 완도 솔지·가학·용출항, 신안 진리·만재항, 진도 회동항 등의 공사가 모두 끝났다. 77개의 나머지 항·포구도 공사 공정률 95%에서 기본계획 수립까지 각 단계별로 진행중이다.
전남의 98개 항·포구에 투입이 완료됐거나 지원중인 예산은 무려 9368억원(국비 70%, 지방비 30%)에 달한다. 2019년 2322억원에 이어 2020년 3626억원, 2021년 1744억원, 2022년 1676억원 등이 배정됐다. 전남도와 각 시·군이 열악한 재정으로 엄두를 내지 못했던 지방항과 소규모 항·포구 정비·개선은 국비 70%를 투자하면서 가능했다는 의미다. 각 어촌이 최대 150억원(기항지 경우)까지 예산을 지원받아 방파제를 늘리고 물양장·선착장·진입로를 제대로 재설치했으며 노후한 마을회관, 경로당, 문화관 등을 리모델링했다. 다목적센터, 공동작업장, 어구공동창고 등을 신설하면서 어촌의 편의성이 크게 나아졌다. 또 주민 역량을 높여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어민들의 소득 향상, 삶의 질 개선 등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여수 둔병·우학·직포, 진도 신기, 강진 하저 등에서는 6~12주간 바리스타 교육을 이수하고 ‘그랜마커피’ 개점을 앞두고 있으며, 진공포장기·건조기 등 가공·포장을 위한 기자재를 갖춘 뒤 도시민, 관광객 등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상징 브랜드를 만들고, 주민 단합을 위한 선진지 견학을 다녀오는 등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주민들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어촌뉴딜300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되면서 전남 어촌·어항이 비로소 현대화되고 관광객들이 찾아도 부끄럽지 않은 공간이 되고 있다”며 “공모에서 떨어져 아직도 여전히 노후되고 미비한 전남 어촌을 위해 어촌뉴딜300사업의 후속사업인 어촌신활력증진사업(전국 300개소) 공모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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