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소학교 4만1000여명 등교
‘코로나19’ 사태로 등교개학이 연기된 지 79일 만인 20일 교문이 열렸지만, 광주·전남 학교 현장에서는 여전히 불안감 속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광주·전남에서는 고3과 60인 이하 소규모 학교 학생 4만 1000여 명이 설렘 속에 일제히 등교해 수업을 했다.
철저한 방역과 감염 예방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로 이뤄진 첫 등교에서는 광주·전남에서 68명의 학생이 발열 등의 증상으로 선별진료소와 보건소로 이송됐거나 귀가 조치됐다. 이날 각 학교에서는 현관 입구 등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 또는 비접촉식 체온계를 사용해 등교하는 모든 학생의 체온을 측정하고, 37.5도가 넘는 학생들을 선별해 일시적 관찰실에서 관리했다.
또 학생 좌석 배치와 교실 환경도 ‘거리 두기’에 맞춰 학생 책상은 가급적 최소 1m 이상 거리를 확보하고 좌석 배치도 일방향, 지그재그식, 시험 대형 등 학급 상황에 맞게 최대한 간격을 넓혔다. 교실에는 손 소독제, 화장지, 뚜껑 달린 휴지통 등을 비치하고 교실 창문을 개방해 자연 환기를 수시로 했다.
학급별 시차 배식을 하고 급식 시간에 관리 교사를 배치해 급식실 지도, 급식 대기 학생 지도, 급식 종료 학생 지도 등으로 역할을 세분화했다.
이와 함께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방과 후에도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지속적으로 지켜줄 것을 당부하는 등 지역사회 집단감염 예방에도 온 힘을 쏟고 있다. 또 학생들의 밀도를 낮추는 ‘거리두기’ 가이드 라인을 마련해 이동식 컨테이너 교실을 설치하는가 하면 교육청 ‘나이스(NEIS) 시스템’을 통해 학생들이 매일 하는 코로나19 자가진단에서 의심증상 항목을 체크해 유증상자나 의심환자로 분류되면 선별진료소에서 무료로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지역 교육계의 무난한 등교에도 대입 등 미뤄뒀던 학사일정을 보충하기 위해 숨가쁘게 뛰어야 하는 고3과 학부모들의 우려는 깊어가고 있다.
이날 전국에서 고등학생 2명을 포함해 3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인천과 경기 안성시 등에서는 등교 일시 중단사태까지 발생한 만큼 언제든지 학교 내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고, 자칫 휴교해야 하는 상황이 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학생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사실상 학교 수업을 상당 기간 받지 못해 올해 대학 입시는 재수생보다 불리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와 고3 교실에서는 벌써 한숨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광주 지역의 한 고3 학생은 “그동안 학원에 다니며 공부는 계속했지만, 전국에서 내 위치를 알 수 있는 큰 시험을 개학 바로 다음 날 치는 것이 부담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 역시 인천 같은 사례를 우려하면서 교육당국의 대처를 예의주시하고 등 긴장감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이번 등교수업이 생활 방역(생활 속 거리두기) 성패의 시험대이자 분기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남 지역의 한 학부모는 “수도권에서 등교 첫날부터 확진자가 나와 귀가조치되는 등 불안감이 상당하지만, 5차례나 미루고 철저히 대비해온 만큼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성 기자 big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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