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이 수도권, 영남권 등 타 지역보다 발전이 더딘 것은 미흡한 SOC(사회간접자본, Social Overhead Capital) 때문이다. 정부가 대규모 국가 재정을 꾸준히 투입해 도로, 철도, 공항 등이 제대로 구축되고 그 편의성이 타 지역보다 우수해야 지역 경제가 성장하기 때문이다. 민선 7기 전남도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최근 지역 숙원이었던 다양한 SOC가 착공하거나 국가계획에 반영됐다. 광주일보는 전남에 들어섰거나 착공한 주요 기반시설과 반드시 필요한 기반시설들을 점검한다.
남해안을 수놓은 섬들은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경쟁력 있는 관광자원이다. 다만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전남도가 도내 서남해안의 유인도 272곳(무인도 포함 2,165곳) 가운데 인구밀도가 높고, 다양한 관광자원과 특산물을 가진 섬들을 연륙·연도하려는 이유다. 섬과 내륙, 섬과 섬의 연계는 자연스럽게 방문객의 이동을 촉진하면서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천혜의 자연자원과 관광 인프라가 결합하면서 지역민의 소득 증대와 지역 발전에 기여하게 된다. 하지만 연륙·연도교에 투입되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전남도나 시·군이 온전히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전남도는 이에 따라 주요 연륙·연도교의 경우 정부 재정 투입을 유도하기 위해 국도 승격을 추진중이다. 그 대표적인 구간이 고흥~완도다. 섬으로 구성된 완도군은 완도읍과 신지도는 신지대교, 신지도와 고금도는 장보고대교, 고금도와 약산도는 약산연도교 등으로 각각 연결돼 있다. 그러나 아직도 여전히 청산도, 노화·보길·소안도, 생일·평일(금일읍)·금당도 등 주요 섬은 선박편을 이용해야 한다. 목포에서 부산에 이르는 해안관광도로는 완도~고흥 구간에서 이어지지 못하고 단절되면서 남해안 전체를 하나의 관광권으로 묶지 못하고 있다.
전남도, 경남도, 부산시 등은 지난 2010년 ‘동서남해안 및 내륙권 발전 특별법’에 따라 ‘남해안권 발전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있는데, 이 계획의 핵심은 도로·철도를 통해 해안권을 연계한 광역관광벨트 구축이다. 이를 기반으로 미래형 산업 육성을 통한 광역경제권 조성, 산업 및 관광거점 연계 인프라 조성 등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오는 2030년까지 총 96개 사업에 20조5,000억 원을 투입해 남해안 해안관광벨트, 동서 상생협력벨트 등과 관련된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사업이 완도~고흥 구간 연륙·연도교 건설이다.
전남도는 13년 전인 지난 2009년 완도 약산도와 평일도, 고흥 거금도 등 남해안 섬 7곳을 6개의 교량으로 잇는 대규모 연도교 건설사업이 추진한 바 있다. 완도읍에서 고흥읍까지 육로로 갈 경우 거리는 150km, 시간은 2시간 30분 이상이 소요되지만, 연도교가 완공되면 거리는 80km, 소요 시간은 1시간 정도로 크게 단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1조2,000억 원에 이르는 사업비로 인해 추진하지 못했다. 당시 전남도는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지방도(830호)를 국토 개발 효과가 크다는 이유로 국도로 승격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국토부가 이를 거부하면서 무산된 것이다.
전남도는 민선 7기가 출범한 이후 다시 움직였다. 2019년 국토부가 국가도로망 종합계획 용역에 착수하자 완도~도흥 구간 지방도를 국도로 승격시켜줄 것을 재요청하고, 수요조사한 결과를 제출했다. 이에 2020년 5월 국토부가 고흥~완도 국도 27호선 기점을 변경하기로 하고, 2021년 5월 기획재정부와 협의한 끝에 6월 노선 승격을 고시했다. 이로써 국비로 고흥과 완도를 연도·연륙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든 것이다.
다만 2009년에는 완도 약산도와 생일도, 평일도, 신도, 금당도, 연홍도, 거금도를 이을 계획이었지만, 2021년에는 생일도를 제외시켜 교량 5개로 6개의 섬을 연결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모두 2차로 27.4㎞로 이 가운데 5개 교량이 10.2㎞, 접속도로가 17.2㎞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9008억 원을 들여 추진하는데, 문제는 사업의 신속한 추진이다. 제6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2026~2030)에 포함시켜 현 정부가 조속히 착공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흥에서 완도 간이 연륙·연도되면 비로소 부산~여수~완도~목포를 잇는 해양관광도로가 완성된다. 전남도는 이 해양관광도로를 ‘남해안실크로드’로 부를 정도로 남해안 관광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량해협을 끼고 하동과 남해를 연결하는 남해대교와 노량대교를 동시에 만날 수 있다. 남해 남면 해안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남해바다와 가장 잘 어울린다는 가천다랭이마을 전망대를 볼 수 있다. 창선·삼천포대교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남해 물미해안도로를 따라 독일마을 지나 사천시로 나가는 길목이다. 사천을 지나 고성으로 들어오는 고성 자란마루길은 공룡으로 가득하다. 한국의 나폴리라는 별칭을 보유한 통영은 항구 내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하고, 김춘수, 유치환, 박경리, 전혁림을 비롯한 쟁쟁한 문인과 예술가들의 고향이기도 하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이 끝나는 지점에 거제 병대도가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남해안을 따라 완도, 고흥, 여수, 순천, 광양, 남해, 통영, 하동, 거제 등의 보석 같은 지역들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매력적”이라며 “향후 전남과 경남을 오가는 지역민, 관광객들이 크게 증가해 지역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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