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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야기3

[박찬일의 밥 먹고 합시다] 육짬뽕이 늘어난 이유 요리사들은 새벽에 장을 보러 많이 다닌다. 아무래도 생선장을 중시한다. 생선은 좋은 물을 보자면 직접 가는 게 아무래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요리사 생활을 하면서 어물, 생선의 위기를 크게 느낀다. 장이 점점 썰렁하고 양이 적어졌다. 한국은 1인당 수산물 소비량 세계 5위 안에 들어가는 나라다. 건강을 위해 수산물을 많이 먹으라고 국가 의료체계에서 독려하는 나라이고, 과거에는 값이 싸서, 요즘은 미식으로도 수산물을 소비한다. 수산물은 이제 제철을 만난다. 봄이 지나면 어황이 변변찮아지고, 봄은 유독 산란철이 많아서 금어기가 길다. 여름도 마땅한 주력 어종이 없다. 가을 초입에 고등어와 전어, 낙지, 굵어진 오징어를 시작으로 수산물 사정이 나아진다. 올해는 영 분위기가 안 좋다. 서울의 요리사들은 .. 2022. 10. 22.
[박찬일의 ‘밥먹고 합시다’] 피굴과 묵은지 굴이 이제 맛이 들었다. 굴은 남해 기준으로 보통 10월 중순에 판매가 시작되지만, 날이 추워져야 맛이 오른다. 12월 초순만 해도 수온이 보통 10도 안팎에 불과하기에, 품질이 올라가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바닷물 수온은 육상 기온보다 늦게 떨어지므로, 맹추위가 와야 진짜 굴 철이라고 볼 수 있겠다. 올해 굴은 대체로 상황이 좋지 않다. 비가 많이 오면 염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수온도 늦게 떨어졌다고 한다. 게다가 노로 바이러스 뉴스가 나오면서 굴 양식을 하는 어민들이 화가 많이 났다. 굴은 해안을 낀 곳이라면 거의 전국에서 나오지만, 서해안은 생산성이 낮은 편이다. 조수간만 차가 커서 굴이 자잘하다. 그 덕에 독특한 맛을 내기도 하지만, 남해에 비해 노동력이 많이 든다. 기계화도 어렵다. 투석.. 2020. 12. 19.
[박찬일의 ‘밥 먹고 합시다’] 예전에 목포에 들렀다 예전에 목포에 들렀을 때 일이다. 유달산에 올라 보니 삼학도가 그리 작은 섬인지, 그것도 섬답게(?) 멀리 떨어진 것도 아니고 육지에 거의 붙어 있다시피 하다는 것도 의외였다. 유달산에는 등산로에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는데, 구슬픈 노랫가락이 흘러나왔다. 알다시피 이난영의 노래다. 나는 이난영이 활약하던 동시대 사람은 아니지만, 일찍이 그 목소리를 라디오로 자주 들었다. 흔히 한 맺힌 창법이라고들 하는데, 나는 좀 다르게 생각했다. 뭐랄까 중성적이 고 힘이 느껴지는 목소리가 기억에 오래 남았다. 당시 창법은 대체로 구슬프거나 지나치게 발랄한 타입이 대종을 이루었는데, 이난영은 그런 보편적인 창법 저편에 혼자 있는 것 같았다. 야구광인 나는 나중에 해태타이거즈 야구팀의 응원가로 운동장에 울려 퍼지는 걸 많이.. 2020.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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