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대 스프링캠프단 합류 필리핀행
지난해 KIA 49경기 방어율 2.09
“체인지업 집중 훈련…풀시즌 목표”
‘동강대 1호 프로야구 선수’ 박준표가 필리핀에서 후배들과 2020시즌을 설계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사이드암 박준표는 지난 13일 동강대 스프링캠프 선수단과 필리핀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모교인 동강대 후배들과 함께 하는 여정은 오는 26일까지 계속된다.
박준표는 “개인적으로는 해외에서 시즌을 준비하는 것은 처음이다. 동강대가 필리핀에서 훈련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홍현우 감독님께 부탁드렸는데 흔쾌히 허락해주셨다. 학교, 학부모님들도 배려해주셔서 후배들과 시즌 준비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강대 후배들에게도 박준표의 동행은 반갑다.
박준표는 지난 2013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KIA의 7라운드 지명을 받으면서, 동강대 출신 1호 프로야구 선수가 됐다.
동강대 첫 프로 선수가 된 박준표는 특유의 커브로 타자들을 낚으며 KIA 불펜 한자리를 차지했다.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했던 2018년에는 선발 투수로 마운드를 책임지면서 평균자책점 2.37과 12승을 기록, 북부리그 투수 부문 2관왕에 등극하기도 했다.
박준표는 지난해에는 위용종 제거수술을 받느라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 팀에 합류한 뒤 49경기에 나와 2.09의 평균자책점으로 5승 2패 15홀드를 기록하며 불펜의 핵심 선수로 역할을 해줬다.
후배들의 롤모델이 된 만큼 박준표는 더 긴장하면서 이번 훈련에 임하고 있다.
박준표는 “따뜻한 곳에서 빨리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싶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수술을 받느라) 준비를 못 해서 더 의욕도 넘치고, 후배들이 보는 만큼 더 모범을 보이고, 도움이 되려고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복귀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낸 박준표는 지난해와 같은 마음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지만 불안감은 커졌다.
박준표는 “생각이나 마음가짐은 똑같다. 그런데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커졌다. 잘하면 무조건 좋을 줄 알았는데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 지켜야 한다는 불안감이 커졌다”고 이야기했다.
더 커진 책임감 속에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박준표는 체인지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박준표는 “커브나 싱커는 아무 때나 편하게 던질 수 있는데 체인지업은 아직 부족하다. 투볼에서도 던질 수 있을 정도가 된다면 승부를 하는데 많이 편할 것 같다. 제구가 되어야 한다. 지금은 체인지업을 유리할 때 밖에 못 던지니까 많이 던져서 자신감을 갖고 승부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아프지 않고 풀시즌 뛰는 게 목표다. 다른 특별한 목표는 없고 그냥 잘하고 싶다. 후배들과 열심히 시즌을 준비하고, 올 시즌에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기자수첩>
동강대 연습경기에서 눈에 띄었던 선수. 그래서 기억하고 있던 선수. 바로 박준표다.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IA의 지명을 받으면서 '동강대 1호 프로야구 선수'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번에 동강대 후배들 전지훈련 가는 길에 동행했다. 13일 출국해서 26일까지 필리핀에서 훈련할 예정이다.
따뜻한 곳에서 빨리 몸을 끌어올리고 싶다는 이야기에 '오버페이스'를 걱정했는데. 마음이 급하기는 하다.
좋은 시즌을 보내고 나니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생기고, 불안감도 커지고.
비슷한 마음으로 비시즌을 보내고 있는 KIA 투수들. 그래서 챔피언스필드는 어느 해보다 뜨겁게 돌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