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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읽어주는 남자' 이창용 "빛의 사냥군 모네는 지독한 로맨티스트였죠"

by 광주일보 2021.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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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기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 강연]
모네, 13세부터 그림에 소질···인상주의 명작 수없이 남겨
작품마다 등장했던 아내, 39살에 사별한 뒤 화폭서 여인 사라져

이창용씨가 지난 11일 광주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제9기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에서 강연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이 세상의 모든 빛과 색을 그림에 담아내겠다던 모네는 ‘빛의 사냥꾼’이라고도 불렸습니다. 한편으로 그는 사랑하는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평생 그리워했던, 지독한 ‘로맨티스트’였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림 읽어주는 남자’ 이창용씨가 지난 11일 광주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제9기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 강단에 올랐다. 대학에서 로마사를 전공한 이씨는 8년간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과 루브르 박물관 등에서 도슨트와 가이드로 활동하다 2017년 귀국해 미술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이씨는 이날 ‘인상주의의 아버지’ 클로드 오스카 모네(프랑스·1840~1926)의 일생과 작품에 대해 강연했다.

일찍이 13세 때부터 그림에 천부적인 소질을 보였던 모네는 고향인 프랑스 르아브르에서 캐리커처를 그려 용돈벌이를 하곤 했다. 풍경화 화가 외젠 부댕에게서 그림을 배운 모네는 20세가 되자 더 큰 꿈을 품고 예술의 중심지 파리로 상경했다.

23세 모네는 프랑스에서 가장 권위있는 전람회인 ‘살롱’전을 찾아갔고, 프랑스 미술사를 뒤흔든 한 작품을 본다. 에두아르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이었다.

당시 예술계는 수백년 동안 정체돼 있었습니다. 주제와 스케치 방식, 대상에 따른 채색법까지 다 정해져 있었어요. 한편 ‘풀밭 위의 점심’은 법칙을 무시하고 ‘자유의지’에 따라 그린 그림이었습니다. 모네는 이 작품을 보고, 자신도 눈에 보이는 그대로의 풍경을 그림으로 담겠다 다짐했습니다.”

작업실을 벗어나 야외에서 캔버스를 칠하기 시작한 모네는 이내 ‘빛’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빛은 시간, 날씨, 대상에 따라 매 순간 달라졌고, 이에 따라 풍경도 시시각각 변했다. 모네는 같은 장소를 다른 시각에 그리는 연작(聯作)으로 빛을 화폭에 담았다. 대성당 주변으로 변하는 빛과 색을 28점 연작으로 그려낸 ‘루앙 대성당’ 연작이 대표적이다.

큰 어려움 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갔던 모네는 아내 까미유 동시외를 만나면서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까미유는 모델이었는데, 당시로선 ‘매춘부’ 취급을 받을 만큼 평판이 좋지 않은 직업이었습니다. 그녀를 모델로 그림을 그리던 모네는 이내 사랑에 빠지고, 결혼까지 하게 됐죠. 모네의 아버지는 두 사람의 관계를 인정하지 않았고, 금전적 지원을 끊어버렸습니다.”

결혼 후 지독한 가난에 시달렸던 모네는 가족을 데리고 노르망디 곳곳을 정처없이 떠돌았다. 모네는 훗날 이날을 회상하며 가장 배고프고 힘든 시기였으나, 한편으로 사랑하는 이와 매일매일 여행을 떠나는 게 행복했다고 돌아봤다. 이 때 ‘양산을 든 여인’, ‘개양귀비 들판’ 등 명작도 여럿 탄생했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 가지 않았다. 여행 중 둘째 아들을 출산하고 자궁암이 악화된 까미유가 숨을 거둔 것이다. 모네가 39세일 때였다.

모네는 아픈 아내에게 병원은 커녕 약 한 첩 제대로 못 지어준 것을 평생 후회했습니다. 더욱 마음이 아픈 건, 그녀가 죽은 지 채 6개월도 지나지 않아 모네가 본격적으로 성공가도를 달리기 시작한 것이었죠.”

까미유의 장례식장에서 모네는 마지막으로 그녀를 모델로 작품 ‘임종을 맞은 까미유’를 그렸다. 다 그리고도 쉽사리 붓을 놓지 못했던 그는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작품 서명에는 자그마한 하트 그림을 남겨둔 것이다.

이후 4년여만에 막대한 부와 명성을 갖게 된 모네는 시골 마을 지베르니에 저택을 짓고 정원을 가꾸며 ‘수련’ 연작 등을 그린다. 하지만 까미유 사망 이후 모네는 더 이상 여자를 화폭에 담지 않았으며, 그리더라도 얼굴을 제대로 묘사하지 않았다. 아내 얼굴이 떠올라 다른 여자를 그리지 못했다는 것.

모네가 가장 좋아했고, 많이 그렸던 꽃이 ‘아네모네’입니다. 아네모네의 꽃말은 ‘제 곁에 있어줘서 고마웠어요’, ‘나는 당신을 영원히 사랑합니다’였습니다. 모네는 이 꽃을 보며 사랑했던 아내를 떠올렸던 게 아닐까요? 지베르니에 묻힌 모네의 무덤가에는 지금도 그의 사랑이 피어나듯 아네모네가 활짝 피어 있습니다.”

광주일보 제9기 리더스아카데미는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다. 오는 5월 18일에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일로 휴강하며, 이어 25일부터 정신과 의사이자 작가인 문요한, ‘대통령의 글쓰기’ 저자 강원국,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등 강연이 이어진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그림 읽어주는 남자’ 이창용 “‘빛의 사냥꾼’ 모네는 지독한 로맨티시스트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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