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확진 TCS국제학교 등 광주 관련 교육시설 둘러보니]
“지난해 첫 확진이후 장사 망쳐”
한꺼번에 확진 쏟아지자 분통
“검체 채취 후 거리 활보하고
예배 땐 차로 신도들 실어날라”
남구·서구 교육시설 등 문 닫혀
100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진 광주시 광산구 운남동 광주 TCS국제학교 주변에서 만난 주민들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현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확진자를 이송하려고 몰려든 경찰·방역당국 관계자들로 북적거렸고 혹시나 바이러스를 옮을까 하는 생각에 주민들 모습은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
전문가들은 광산구 운남동 광주TCS 국제학교의 집단 감염의 배경에 밀집·밀접·밀폐의 이른바 ‘3밀(密)’ 환경과 방역 당국의 안일한 대응과 점검이 낳은 결과로 지적하고 있다.
4층 건물의 2~3층을 사용하고 있는 운남동 국제학교는 2층의 6개 방과 3층 전부를 학생들의 기숙사로 사용했던 것으로 방역당국은 파악했다. 2층 기숙사 한 방에 10명 가량이 합숙 생활을 해왔다는 게 방역 당국 조사 결과다.
낮 12시께 전세버스 3대가 국제학교 인근에 도착했다. 학교 현관문이 열리면서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교사 등이 30여명씩 우르르 몰려나와 버스로 옮겨탔다. 7살 남짓한 학생이 자기 몸보다 훨씬 커다란 방역복을 바닥에 질질 끌며 버스에 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학교 주변 상인들도 허탈해하고 있다. 1년 전 인근 병원에서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손님 발길이 뚝 끊기는 등 직격타를 맞았던 악몽을 다시 경험하게 될 지 모르기 때문이다.
당시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지역 사회에 ‘코로나 공포’가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면 이번엔 하루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지역사회를 ‘패닉’ 상태로 몰아가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게 주변 상인들 분위기다.
10년째 인근에서 커피점을 운영하고 있는 배모(43)씨는 “모두 지친 상황에서 1년을 버텨왔는데 이렇게 한꺼번에 쏟아지니 이제 주변 장사를 어떻게 하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방역당국의 허술한 대응에 대한 원망도 터져나왔다. 원격 수업을 하는가 하면,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를 취하는 중인데도, 10명이 넘는 학생들이 단체로 합숙하고 있는 실태조차 파악못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일부 주민들은 “확진자들이 검사를 받고 자가 격리에 들어가지도 않고 동네를 돌아다녔다”면서 “어제만 해도 수십명의 학생들이 코로나19 검사 뒤 건물 밖을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광산구 TCS 건물 옆 건물도 학생들 것으로 보이는 여행용 캐리어 등이 쌓여있어 또다른 기숙사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제보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광산구 외에도 TCS 국제학교는 광주시 남구 진월동, 서구 쌍촌동, 북구 신용동에 들어서있다.
이날 찾아간 광주시 남구 IM선교회 관련 광주교육시설인 ‘티쿤 TCS 국제학교로 진입하는 건물 입구는 굳게 닫혀있었다.
이 학교에는 인근 교회 목사와 장로의 자녀 4명이 수업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민은 “평소 초등학생 3~4명이 교회를 오가곤 했다”며 “예배가 있는 날에는 교회 관계자가 승합차를 이용해 신도 20여명을 실어날랐다”고 말했다.
광주시 서구 쌍촌동 안디옥 교회도 시설 폐쇄를 알리는 문서가 붙어있었다. 교회는 내부에 IM선교회 교육시설을 운영해왔다.
안디옥교회에는 지난 24일 주일 예배에 참석했던 신도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현재 신도 550여명을 상대로 한 방역당국의 전수검사가 진행중이다. 북구 신용동의 TCS에이스국제학교에서도 3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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