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구 국제학교 109명 이어
서구 안디옥 교회서 10명 추가
신규확진 많고 활동영역 다양
역학조사·동선 추적에 어려움
주말이 고비…시민 협조가 절실
소강세에 있던 광주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종교시설 관련 국제학교발’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지역사회가 허탈감과 동시에 공포감에 휩싸이고 있다. 감염된 학생과 일부 교사들은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집단 합숙을 했으며, 상당수 교사들은 감염 후에도 출퇴근을 이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대부분 무증상 감염자였던 학생과 교사들은 합숙생활을 하면서 교회와 인근 편의점 등을 이용했고, 이 과정에서 다수의 n차 감염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감염자 수가 워낙 많은 탓에 역학조사를 통한 확진자 동선추적, 접촉자 파악, 감염 위험군 격리조치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으로, 광주시민들의 적극적인 방역 협조가 요구되고 있다.
27일 광주시 등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국적인 집단감염 사태의 발원지인 IM선교회 관련 광주 TCS 국제학교에서 이날 오후 6시 기준 교사 25명, 학생 77명, 교인 7명 등 109명이 양성판정을 받았다. 확진자 연령대는 교사는 30대 이상 20명, 20대 2명, 17∼19세 3명이다. 학생은 초등학생인 8∼13세가 38명으로 가장 많고 14∼16세 27명, 17∼19세 7명, 7세 이하 5명 등이다. 전국에서 학생을 모집한 이 학교에는 광주 출신이 55명으로 가장 많았고, 타지역은 서울과 경기가 각각 11명, 경남 10명, 전남 7명, 인천·충북·경북·전북 각각 3명, 부산 2명, 대전 1명 등이었다. 광주 TCS 국제학교는 중고등 과정(6년제) 비인가 학교로, 전국 각지에서 온 학생과 일부 교직원이 합숙교육을 받고 있다. 방역당국은 IM 선교회 관련 시설만 광주에 4곳(합숙 2곳·비합숙 2곳)이 있는 것으로 확인하고, 나머지도 전수검사를 진행중이다.
광주 TCS 국제학교발 n차 감염은 현재 진행형이다. 속도도 매우 빠르다. 이미 확진 판정을 받은 교사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의 교사(6명)와 원생(3명) 등이 감염된 데 이어 교사들이 다니는 교회 교인 6명도 추가 확진 됐다. 이날 오후엔 이 학교 관련 가족과 지인 6명이 추가되는 등 총 누적 확진자는 1663명으로 늘었다.
방역당국은 GPS 분석 등을 통해 확진 교사와 학생의 동선을 분석하고 추가 예방 조치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신규 확진자 수가 너무 많고 활동영역도 다양해 역학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합숙학생의 경우 휴대전화를 반납하고 생활한 탓에 개인 진술만 믿고 동선을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다.
학생들은 광산구 운남동 소재 학교에서 전용버스를 이용해 장덕동과 진곡산단 등에 있는 합숙시설 2곳을 오가며 집단생활을 해왔고, 편의점 등 주변 상가를 자주 이용해 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아직까지 학생들의 외부 동선과 연관한 역학조사에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방역당국이 역학조사 등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사이 이 학교 감염학생의 부모인 광주 서구 안디옥 교회 부목사가 감염되는 등 n차 감염이 확산하는 추세다. 특히 지난 24일 오전 7시 예배에 참석한 광주 1516번 관련 확진자가 10명이나 발생, 방역당국은 또 교회발 대규모 확진 사례가 나오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당시 안디옥 교회에선 500여명(총 신도 1500여명)의 신도들이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모두 진단검사 대상에 올랐다.
송혜자 광주시 감염병관리과장은 이날 출입기자단과 만나 “할 수만 있다면 147만 광주시민 모두를 일시 격리 조치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앞으로 추가 조사를 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대확산이 우려된다.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민들의 방역 협조를 호소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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