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못 가도 학원은 간다?

‘코로나 확산’과 ‘기본 생계’딜레마
대다수 학원 문열어 감염병 대응 효과 반감

 

광주시 남구 봉선동 학원가. [광주일보 자료사진]

‘코로나19’ 확산으로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이 추가 연기되면서 자녀를 학원을 보내야 하는 학부모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학원들 역시 문을 열었다가 자칫 코로나 확산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주저하고 있지만 기본 운영과 생계를 위해선 마냥 휴원할 수 만은 없는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다.

3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광주 4733개 학원·교습소 가운데 휴원한 곳은 537곳(11.3%)에 그쳤다. 지난달 28일 2172개(45.8%)에 달했던 휴원 학원은 3월에 접어들면서 급격하게 줄었다.

대부분 학원이 3월 개학에 맞춰 강의 일정을 짜고 학습 단위(반)를 편성해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계획대로 운영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이러한 추세는 교육부가 23일로 개학을 추가 연기한 상황과는 배치되면서 학부모들이 혼선에 빠졌다. 일주일 가량 ‘반짝휴원’했다가 다시 문을 연 학원에 자녀를 보내야 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고려하면 보내지 않는 게 맞지만, 비싼 수강료와 조기 학습 등을 생각하면 학원에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반짝휴원’을 결정했다가 오히려 지역 사회 확산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문을 연 학원들을 원망하는 학부모도 있다. 반대로 자녀들의 학습을 걱정하거나 맡길 곳이 만만치 않았던 학부모들은 반기고 있다.

상당수 학원들은 강사 급여나 임대료 등을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데다가 보강 수업을 제때하지 못하면 환불을 해야 하는 탓에 개원 시기를 심사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보건 전문가들은 학생들을 한 곳에 모이게 하는 행위는 학원이든 PC방이든 어떤 시설이라도 감염병 대응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사적 시설이자 자영업인 학원에게 강제할 수는 없는 만큼 부득이 수업을 한다면 학원 자체적으로 보건소에 준하는 학생 건강 관리를 하도록 권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수용 인원이 30명인 강의실에서의 수업이라면 10명 이하만 수강하도록 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세정제 비치는 물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교사가 매 수업마다 이상 증세를 보이는 학생이 있는 지 체크하고, 수일 간격으로 소독을 한다면 감염 방지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더불어 교육청도 수시로 학원을 점검해 학생들의 건강에 이상이 없는 지 감염 차단에 집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원들에 휴원 권고 공문을 보내 가급적 휴원하도록 요청하고 있다”며 “지자체와 함께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위생용품 지원 등도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대성 기자 big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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