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육상선수들이 호주에서 열린 국제 육상대회에서 도쿄 올림픽 출전의 청신호를 밝혔다.
진민섭(27·여수시청)이 한국신기록과 도쿄올림픽 출전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고, 정혜림(33·광주시청)은 허들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진민섭은 1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NSW ON DAY대회 장대높이뛰기에서 5m80를 뛰어 넘어 새로운 한국 신기록을 수립하며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그는 종전 자신이 세운 한국신기록(5m75)을 깨고 8번째 신기록을 작성했다.
진민섭은 2013년 처음 한국기록(5m64)을 세웠고, 지난해는 세 차례나 갈아치웠다. 지난해 8월 태백 전국실업선수권에서 5m75를 넘어 개인 통산 7번째 한국신기록을 수립했다.
진민섭이 이번 대회에서 뛰어넘은 5m80은 세계 10위권 기록이자 오는 7월 개최되는 2020 도쿄올림픽 장대높이뛰기의 올림픽 기준기록이기도 하다. 진민섭은 이 기록을 충족했기 때문에 광주·전남 육상 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올림픽 출전을 확정했다.
전남도체육회는 진민섭이 올림픽 준비에 만전을 기한다면 메달권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진민섭은 “도쿄올림픽 기준기록을 뛰어 넘고 한국신기록을 새로 써 매우 기쁘다”며 “남은 시간 도쿄올림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 여자육상의 간판 정혜림도 같은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혜림은 지난 29일 호주에서 열린 호주 캔버라 썸머시리즈 대회에 참가, 여자 허들 100m 결승에서 13초33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도쿄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삼고 있는 정혜림은 올림픽 참가 기준(12초84)에 못미치기 때문에 랭킹 포인트를 노리고 있다.
그의 개인 최고기록은 지난 2016년 수립한 13초04다. 최근 3년새 가장 좋은 기록도 지난해 출전한 일본대회에서 수립한 13초06이다.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정혜림이지만, 올림픽의 벽은 높다.
하지만, 정혜림을 위한 길은 있다. 도쿄올림픽은 종목마다 국가당 올림픽 출전 선수를 3명 이하로 제한해 기준기록을 통과하지 못한 선수들도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어놓고 있다. 최대한 많은 대회에 출전해, 세계 랭킹을 높이면 올림픽 본선 티켓이 주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세계랭킹 99위인 정혜림이 도쿄행 티켓을 손에 넣기 위해서는 40위권으로 랭킹을 끌어올려야 한다. 정혜림이 올해 국제대회를 주목하는 이유다.
심재용 광주시청 육상팀 감독은 “정혜림이 국제대회에서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간다면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다”며 “도쿄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기량을 끌어올리고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등 최대한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영기 기자 penfoot@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