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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주인과 떠나는 동네책방 나들이] 에필로그 : 동네책방은 진화한다

by 광주일보 2020.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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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기본 커피, 토크, 전시, 음악, 사진, 식물
그리고 무인책방까지 동네책방은 진화한다

 

광주 유일 문학 전문서점 ‘검은책방흰책방’

‘러브 앤 프리’ 책방지기인 나는 지난 4월부터 광주 지역의 동네서점을 방문하는 긴 여정을 이어갔다. 책방 문을 열기 전부터 즐겨 다녔던 단골 서점도 있었고, 이번 글을 쓰면서 운영자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며 새롭게 알아간 서점도 있었다. 서점의 주인장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신들만의 개성있는 방식으로 서점을 운영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있었다. 책방 주인장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책방 운영이 결코 쉽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지만, 또 묵묵히 책과 함께 하는 삶을 이어가는 그들에게서 힘도 얻었다.

 

모녀가 운영하는 그림책 전문 서점 예지책방

광산구 신창동에 자리한 ‘예지책방’은 그림책 전문 책방으로 모녀가 함께 운영한다. 딸은 서점 주인이고 엄마는 ‘노미숙 그림책 연구소’를 열고 다양한 그림책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아이들과 선생님이 함께하는 희망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열고 있다.

광주에는 1년 365일 문을 여는 ‘무인책방’도 있다. 연지책방, 연지출판사, 독립출판물 온라인 랩 ‘인디펍’을 운영하는 민승원 대표는 1인 책방, 1인 출판사, 1인 온라인몰 운영자다. 연지출판사에서는 전자책, 에세이, 시집 등 60여종의 책을 출간했다. 특히 유통이 원활하지 않은 개인 책, 사각지대의 1인 출판사의 독립출판물을 전국의 독립서점과 개인 소비자가 인터넷으로 구매할 수 있는 ‘인디펍’은 전국에서 첫 시도였고 지금은 알라딘의 제안으로 인디펍 입고 책은 알라딘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검은책방 흰책방’은 광주 유일의 문학 전문 서점이다. 특히 이곳에서는 황정은·김소연 등 유명 작가들의 북토크와 낭독회 등이 40여회 열렸고 손님들 취향에 맞는 다양한 독서모임이 운영되고 있다. 전직 방송 작가가 운영하는 화정동 ‘사이시옷’은 커피향 가득한 카페와 서점이 어우러진 책방이고 유일하게 전남 지역에서 소개한 순천의 ‘책방 심다’는 정기구독 서비스, 블라인드 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타인의 책-지음책방’과 ‘Dear, green’은 이색적인 서점이다. ‘타인의 책’은 매년 주제를 정해 10여권의 책만 판매하는 대신 간단한 음식과 주류도 나눌 수 있는 공간이고, ‘Dear, green’은 서점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식물’을 아이템으로 한 ‘식물책방’으로 식물 관련 서적을 비롯해 디자인·여행 관련 책을 갖추고 있으며 식물도 판매한다.

내가 운영하는 양림동의 ‘러브 앤 프리’는 책을 판매하는 공간과 다양한 모임을 여는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1층에서는 내 취향이 드러나는 책들을 분야별로 큐레이션해 판매하고 1980~90년대 우리가 살았던 옛집의 모습이 깃든 가정집 2층 공간에서는 서점이 문을 닫는 저녁 7시부터 다양한 모임들이 열린다. 책과 함께 쉬며 공부하고 사람들을 만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집을 모아둔 리을피읖 서가. 특정 지역을 담은 사진집이 많다.

글을 함께 연재한 ‘책과 생활’의 신헌창씨가 소개한 서점들도 인상적이다. “카페를 함께 운영하고는 있지만 커피 한잔을 파는 것보다는책을 매개로 한 경험을 공유하는 장소로 탈바꿈하는 데 중점을 두고 카페 기능을 점점 줄여가고 있다”있다고 소개된 수완지구의 ‘숨’과 사진작가가 운영하는 책방으로 사진집과 사진작품 전시장 역할도 함께하는 ‘리을피읖’도 반가웠다.

또 최근 널찍한 장소로 서점을 옮긴 ‘소년의 서’는 페미니즘, 노동, 환경 등 인문화사회과학예술서점으로 제도 밖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은 책들을 중점적으로 큐레이팅하고 있다.

 

수동타자기, 괘종시계 등 레트로한 분위기가 눈에 띄는 책방 ‘파종모종’은 출판업에서 출발해 다양한 독립출판물들을 판매하고 있다.

그밖에 ‘파종모종’은 서점에서 열리고 있는 북클래스를 업그레이드 해 ‘출판학교’로 비상을 꿈꾸고 있는 독립서점이다.

동네서점들이 추천한 책들은 주인장들의 의지가 반영된 큐레이션으로 관심을 모았다. 문학 전문 서점, 그림책 전문서점, 독립출판 전문서점, 사진 전문서점 등 각 서점의 특징을 살려 추천한 책들이 좋은 길라잡이 역할을 했기를 바란다.

‘동네서점 베스트컬렉션:박완서’(문학동네 엮음),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김성우·엄기호), ‘야망 있는 여자들의 사교 클럽’(박초롱), ‘엄마는 50시’(정기웅), ‘사람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파커J.파머) ‘최광호 사진공부-뉴욕’(최광호), ‘식물과 함께 사는 집’(캐로 랭턴·로즈 레이), ‘살아남은 아이, 우리는 어떻게 공모자가 되었나?’(한종선·전규찬·박래군), ‘달에 간 나팔꽃’(이정미) 등 40여권의 책이 추천됐다.

우리 서점을 비롯해 동네 서점을 자주 찾아주는 이들은 “책방지기가 추천하는 책을 보면서 살 책들을 고르고, 산 책들을 손에 들고 집으로 가는 길, 그리고 집에서 그 책을 들춰보는 일이 나를 즐겁게한다”고 말하곤 했다. 책이 있는 공간을 직접 보고, 공간의 주인을 만나고, 책을 고르며 작은 행복을 느낀다는 말이었다.

동네서점에서는 책만 팔지 않는다. 차도 마실 수 있고, 다양한 문화프로그램도 운영하며 ‘복합문화공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동네서점에 관심을 갖고 ‘책방 나들이’에 나서는 이들이 더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끝>

/윤샛별 러브앤프리 주인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14> 에필로그 : 동네책방은 진화한다

‘러브 앤 프리’ 책방지기인 나는 지난 4월부터 광주 지역의 동네서점을 방문하는 긴 여정을 이어갔다. 책방 문을 열기 전부터 즐겨 다녔던 단골 서점도 있었고, 이번 글을 쓰면서 운영자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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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순천 ‘책방심다’

“와. 여기저기 책방 다니면서 좋으셨겠어요. 책방 사장님들 이야기도 듣고요.”지난 4월부터 러브앤프리의 책방 지기로 광주의 여러 동네 서점을 방문했었다. 이제 2년 차가 된 러브앤프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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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광주 충장로 소년의 서

오랜만에 서점 ‘소년의서’ 주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임인자씨는 서점에서 성명서를 쓰는 중이라고 했다. 나는 그이의 낡은 노트북을 떠올렸다. 소년의서가 개점했던 2016년 첫 방문 때도 그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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