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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의 그림생각] 오늘도 무사히 : 택배기사 근로환경 하루빨리 바뀌기를…

by 광주일보 2020.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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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레이놀즈 작 ‘기도하는 사무엘’

올해 들어 택배기사 13명이 과로 등으로 사망했다는 뉴스가 충격을 주고 있다. 숨이 턱턱 막히도록 뛰어다녀야 할 택배업무의 극한적인 상황을 어찌 다 알 수 있겠는가마는 정말 마음이 너무 아프다.

가끔 딸아이가 밤늦은 시간에 인터넷 주문을 통해 이튿날 새벽에 배송 받는 것을 보고 “이런 배달의 신세계가 있다니!”하고 감탄했던 나도 일말의 책임이 있을 것 같다. 읽고 싶은 책을 살 수 있는 책방이 거의 없어져 도서구입만은 인터넷으로 주문하곤 했는데 당분간은 독서도 참아야겠다.

새벽배송, 총알배송, 로켓배송이 가져온 소비자들의 편리함 이면에 인간다운 삶을 저당 잡힐 수밖에 없는 택배기사들의 살인적인 근로환경이 있었기에 지금이라도 개선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영국의 왕립미술아카데미의 창립자로서 18세기 영국미술계를 이끈 조슈아 레이놀즈(1723~1792)의 ‘기도하는 사무엘’(1776년 작)은 요즘 우리 시대에 우리 마음을 위로해 줄 한 점의 그림인 것 같다. 이 그림은 어린 시절 우리집 안방에 A4 용지 크기의 하얀색 테두리 액자에 사진으로 담겨 걸려 있었는데 이모집에서도 친구집에서도 만날 수 있을 만큼 익숙한 이미지였다. 천사처럼 예쁜 소녀가 누군가를 위해 간절히 두 손 모아 기도하는 숭고한 모습에 절로 경건해졌던 어린 날의 모습이 떠오른다.

얼마 전까지는 택시 앞좌석 백미러에 “아빠, 오늘도 무사히!”라는 문구가 적힌 이 그림을 볼 수 있었다. 얼마나 매일 매일이 살얼음판처럼 위태로웠으면 안전을 기원하는 부적처럼 우리 곁에 두었을까. 이 이미지와 함께 있는 동안엔 정말로 아무 일 없이 무사한 날들이 지속되었을 것 같다.

이 그림이 그렇게 유명한 작가의 작품인 줄은 미술 입문후 한참이 지나서였다. 그림 속 인물은 예쁜 소녀가 아니라 훗날 이스라엘의 첫 선지자로서 구약성서 사무엘서에 나오는 사무엘의 어린 시절 모습이다. 저 멀리 구름을 뚫고 거룩한 빛으로 다가오는 하느님의 계시를 사무엘이 경청하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학예관·미술사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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