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활동 전력있는 김봉현 회장 필요할 때마다 조직원 활용
라임·옵티머스 행사 등 동원…국제PJ파도 옵티머스와 얽혀
광주 조폭들 수도권으로 활동무대 옮겨 금융사기 등 손 뻗쳐
1조 2000억원 대 금융사기사건에서 출발해 정치권을 들썩이고 있는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과 관련, 광주지역 경찰이 조직폭력배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정·관계 로비 의혹에 광주를 본거지로 하는 전국구 폭력조직인 충장OB와 국제PJ파 이름이 오르내리면서다.
광주지역 폭력조직 담당 경찰들 주변에서는 일찌감치 수도권 등으로 활동구역을 옮겨 보험사기, 주식·펀드 사기 등으로 ‘업종 변경’을 시도한 주먹들의 행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라임·옵티머스 막후에 광주 조폭?=광주지역 폭력조직 담당 경찰 등은 올해 초 라임자산운용(라임)의 펀드 운용 및 판매 사기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라임 자산운용의 배후 전주(錢主)인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충장OB’파 관계에 주목, 동향 파악에 나선 바 있다.
김 전 회장은 이름을 바꾸기 전 충장OB파 활동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청의 ‘관리대상 조직폭력배 현황’에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게 경찰 측이 파악하고 있는 내용이다.
경찰들은 “김 전 회장은 광주를 떠나 수도권으로 옮기면서도 충장OB파 조직원들과의 관계를 이어갔으며 필요할 때마다 충장OB파 조직원 3명을 활용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검·경 조사에서도 “내가 횡령한 수원여객 자금 중 수십억원을 조폭 친구A가 훔쳐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언급된 인물도 충장OB파 조직원이다.
충장OB파 조직원들이 라임·옵티머스와 관련된 행사 등에 동원된 사실을 파악한 광주 경찰과 검찰은 라임·옵티머스 금융사기 발생 전후로 충장OB파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PJ’파도 ‘옵티머스’에 얽혀있다. 국제PJ파 부두목인 조규석(61)은 옵티머스 막후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로 알려져있다.
이 과정에서 조씨는 지난 2018년 선박 부품업체인 해덕파워웨이 인수를 주도한 옵티머스의 전 고문 박모(57)씨에게 수십억원을 빌려줬다가 제때 갚지 않는다며 시비하다 살해했다.
지역 폭력조직 담당 경찰은 이른바 먹을 거리 없는 ‘나와바리’를 떠나 수도권 등으로 옮겨 ‘업종 변경’을 시도한 조폭들의 사례로 꼽는다.
◇사라진 조폭들?=동네 나이트와 유흥가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광주지역 조폭들은 수도권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지 오래다.
광주지역에서 경찰이 관리대상으로 보고 있는 조직폭력배는 2017년 기준 국제 PJ·무등산·신양 OB·충장 OB·콜박스 등 8개 파 321명이다.
하지만 무등극장 주변을 무대로 한 국제 PJ파, 팔레스 호텔을 중심으로 한 신양OB, 런던약국 사거리∼제일극장 일대를 주름잡던 무등산파, 광주 구시청 사거리 일대 유흥가와 건설업체의 건설공사 입찰을 장악한 충장OB파 등 과거 구역(일명 나와바리)은 사라진지 오래다. 돈이 있는 곳을 찾아 다니면서 ‘업종변경’을 하고 있지만 서민들 돈을 가로채고 빼앗는가 하면, 정·관계에 줄을 대는 행태는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경찰 분석이다.
주류유통, 성인오락실, 카지노, 불법도박사이트운영, 다단계 사업, 건설업, 사채, 상장회사 인수, 프로스포츠 승부조작, 보험 사기 등 진출분야는 다양하지만 집중 단속 탓에 세력화에 실패했고 주식까지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폭들이 기업 형태로 바뀌면서 호칭도 과거 ‘두목’ ‘부두목’ ‘행동대장’ 등에서 ‘고문’ ‘회장’ ‘사장’ ‘부장’ 등의 호칭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경찰, 라임·옵티머스 관련 충장OB파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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