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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재기자

“하이힐에 담양 대나무 입혀 예술·실용성 높였죠”

by 광주일보 2020.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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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구두로 중기부 지역 기반 제조 분야 선정 김재희 디자이너]
바구니에 한정된 이미지 개선 목적 무형문화재 서신정 채상장과 콜라보
지역만의 색 살려 광주·전주 등 단골 증가…구두 박물관 차리는 게 꿈

 

‘아트 슈즈’를 만드는 구두 디자이너 김재희(여·40)씨는 요즘 특별한 구두를 만드는 데 푹 빠져있다.

각종 콘셉트와 철학을 담아 하나의 ‘조형물’로서 구두를 만든다는 그는 최근 담양 대나무로 수놓은 구두를 만들고 있다.

김씨는 최근 담양 대나무 구두로 중소벤처기업부 로컬크리에이터(지역 기반 제조 분야)로 선정됐다. 로컬크리에이터는 지역 자연환경·문화자산을 통해 창의적으로 사업가치를 창출하는 창업자를 중심으로 선정되며, 중기부로부터 사업자금 최대 5000만원을 지원받는다.

김씨는 “담양 특산물인 대나무가 대개 바구니 형태로만 제작·유통되고 있는 게 안타까웠다. 이를 구두에 접목시키면 현대적이고 세련되게 발전시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처음엔 대나무 마디와 뿌리를 이용해 구두 굽을 만들면서 시작했다. 이후 채상(彩箱·잘게 쪼갠 대나무를 엮어 만든 상자) 기법을 활용해 구두, 샌들, 슬립온(스니커즈의 일종) 등에 독특한 무늬를 새겼다. 또 대나무 원사(原絲)를 활용해 내·외피를 짠 신발도 제작하고 있다.

이 중 채상은 국가무형문화재 제53호 서신정(여·61) 채상장과 합작으로 완성했다. 김씨는 죽녹원에서 서 장인이 만든 채상 클러치백·가방 등을 보고 감동받아 콜라보를 제안했다. 마침 대나무 공예를 현대적으로 발전시키고 싶다는 뜻이 통했는지 서씨도 흔쾌히 수락했다고 한다.

재료 또한 담양 지역 내에서 조달된다. 모든 제품을 직접 만드는 그에게는 채상을 짜기 위해 지역 도매시장에서 대나무를 사 와 하나 하나 쪼개는 게 일상이다.

 

김씨는 “처음부터 지역 자원을 활용하고, 지역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게 목적 중 하나였다. 구두에서 지역 특색이 살아나니 손님들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처음 문을 열었던 2018년에는 연 매출 1억 3000만원에 머물렀지만, 대나무 디자인을 채용한 뒤 입소문을 타면서 올 상반기에만 1억 7000만원의 판매고를 올렸다고 한다.

김씨는 “담양에서만 구할 수 있는 아이템인 만큼 더 사랑받는 것 같다. 요즘은 광주뿐 아니라 순창, 정읍, 전주에서 찾아오는 단골 고객도 생겼다”고 말했다.

김씨가 구두 디자인을 업으로 삼게 된 건 1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단순히 “구두가 좋아서” 디자이너가 됐다고 돌아봤다. 당시 서울에서 교사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그는 우연히 청담동에서 아름다운 구두 매장을 발견하고는 구두의 예술적인 감성에 매료됐다고 한다.

“구두를 예술품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설레었죠. 임용고시도 접어두고 온갖 구두 회사에 이력서를 내고 다녔어요.(웃음) 수차례 도전 끝에 ‘1세대 슈즈 디자이너’ 최정인 디자이너와 일하게 됐고, ‘구두 인생’이 시작됐습니다.”

김씨는 에스콰이아, 이랜드 등 기업에서 일하고 각종 홈쇼핑, 사회적경제기업 아지오 등과 콜라보 작업을 하며 실력을 쌓았고, 2018년 남편의 고향인 담양에 정착했다. 낯선 땅에서 김씨는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 구두 디자인을 계속하기로 마음먹고, 메타프로방스에서 구두 브랜드 ‘뮤지움 재희’를 론칭했다.

김씨가 브랜드 이름을 ‘뮤지움(박물관) 재희’로 지은 데는, 그의 꿈이 깃들어 있었다. 예쁘고 신기 편한 것을 넘어 가치있고, 시대상을 담은 다양한 구두를 만들어 자신만의 ‘구두 박물관’을 차리고 싶다는 꿈이다. 김씨는 “꿈을 이룰 때까지 ‘작품같은’ 구두를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며 웃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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