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양식장 놓고 갈등…해남 240척·진도 170척 대치
완도·목포해경, 경비정 10척 배치해 해산 명령
해남과 진도 해상 경계에 있는 ‘마로해역’에서 해남과 진도 어민들이 충돌하면서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연출됐다.
11일 완도해경 등에 따르면 양 측 어민들은 전날오전 어선 수백척을 나눠 타고 마로해역에 집결해 어선 선수를 들이대며 고성을 지르는 등 한때 충돌했다.
전국 최대 규모 김 양식 어장인 해남과 진도 사이에 있는 마로해역 어업권을 둘러싼 분쟁이 재점화된 것이다.
마로해역 양식 어장 면허 면적은 총 1만 2000여㏊로 이 중 진도 수역이 80%, 해남은 20%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가 된 지점은 진도 수역에서 해남 어민들이 김 양식을 하는 1370㏊다. 이곳은 1982년 해남 어민들이 처음 개발했지만 진도 어민들이 진도 해상임을 주장하며 분쟁이 잇따랐다. 이후 양쪽 어민들이 어장 정리에 합의하기도 했지만, 2010년 어업권 1차 유효 기간 만료와 함께 진도 어민들이 해남에 어장 반환을 요구하면서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당시 법원은 분쟁 대상인 1370㏊는 해남 어민이 2020년까지 권리를 행사하도록 하고, 진도에는 1370㏊의 신규 면허를 내주면서 마무리됐다. 하지만 올해 어장 면허 기간이 만료되면서 분쟁이 재연되고 있다.
이날 진도 어민들은 해남 어민들이 양식을 하는 진도 바다를 반환하라고 요구했고, 해남 어민들은 피·땀 흘려 개발한 양식장을 돌려줄 수 없다고 강하게 맞섰다.
양측 어민들이 이날 오전 11시 15분께 최근접해 어선이 충돌하고 고성이 오가자 완도해경이 해산명령을 내렸다.
1시간 가까이 양측 어민들의 대치로 자칫 사고 위험이 고조되자 해경 경비정에서 해산명령 방송을 내보자 어민들은 자진해산했다.
이날 진도지역 김 양식 어민 300여명은 이날 오전 의신면 수품항에서 마로해역 어업권 반환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를 마친 진도 어민들은 ‘더 물러설 수 없다’며 어선 170척을 타고 마로해역으로 나가 해상 퍼레이드를 벌였다.
진도 어민들이 마로해역으로 집결한다는 소식을 들은 해남 어민들도 어선 240척을 동원해 맞대응으로 받아쳤다.
완도와 목포해경은 마로해역에 경비정 10척, 전남도와 지자체 어업지도선 6척, 어업관리단 무궁화 1척 등을 배치해 충돌 등 안전사고 예방에 나섰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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