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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발로 사색하고 머릿속에 담는다

by 광주일보 2020.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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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걷는 여자들
로런 엘킨 지음·홍한별 번역

 

오랜 역사 동안 사람들은 도시를 걸었다. ‘도시 산보자(산책자)’는 ‘도시를 발로 머릿속에 담는 이들’이다. 거리를 걸을 때마다 새로운 몽상을 하고 여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나? 이 장소는 어떤 의미가 있나?, 이 길은 누가 걸었나? 상상하기도 한다. 걷기 행위는 많은 사상가들과 작가들의 예찬을 받았다. 하지만 여성이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고는 공공장소에 자유롭게 나다닐 수 없었던 시대가 있었고, ‘그녀들’의 통찰력 있는 ‘걷기’는 기록되지 못했다.

작가이자 비평가인 로런 엘킨이 쓴 ‘도시를 걷는 여자들-도시를 거닐고 전복하고 창조한 여성 예술가들을 만나다’는 분명히 존재했으나 지워져 버린 여성들의 지성의 문화와 걷기 역사를 직접 발로 걸으며 복원해 낸 글이다. 책은 20년 넘게 이어온 자신의 걷기를 돌아본 회고록이자, 다양한 도시를 자신만의 시각으로 읽어낸 도시 여행기이며 여성 예술가들의 작품과 삶을 분석한 탁월한 예술비평서다.

저자는 여성은 어떻게 도시 환경에서 배제돼 왔는가, 그럼에도 도시는 여성에게 어떤 자유와 기쁨을 안겨주었는가, 여성이 도시를 걷기 시작했을 때 걷기라는 행위의 의미가 어떻게 뒤바뀌는 지 탐색한다.

아주 가까운 거리를 움직이더라도 차를 이용해야만 하는 미국 교외에서 태어난 저자는 ‘걷는 것’에 대한 의미를 전혀 알지 못했다. 파리에 살게 된 그녀는 걷기를 통해 파리를 가장 ‘진하게’ 체험하게 됐고 사라져버린 ‘걷기와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 나선다.

그 여정은 전 세계로 이어졌고 그녀는 거리를 걸으며 자신의 눈으로 도시를 탐색하고, 자신만의 생각을 만들어 냄과 동시에 사라져 버린 여성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을 새로운 시각으로 읽어낸다.

그녀가 주목한 여성 산책자들은 조르주 상드, 버지니아 울프, 소피 칼, 아녜스 바르다 등 ‘걷기와 사색을 통해 자기가 관찰한 삶에 질문을 던지고 도전하고 새로 만들어낸’ 예술가들이다.

저자는 버지니아 울프를 산책자에 관한 탁월한 에세이를 쓴 작가, 도시 공간을 온몸으로 느끼려했고 여성과 도시의 관계에 대해 깊게 생각한 작가로 소개하며 그의 작품 ‘댈러웨이 부인’, ‘자기만의 방’ 등을 또 다른 시각으로 읽어낸다.

19세기, 남장을 한 채 파리를 거닐고 수많은 애인을 둔 조르쥬 상드는 혁명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자신의 작품에서 사회와 젠더에 대해 어떻게 다루었는 지 들려주고, 종종 헤밍웨이의 전 부인으로만 인식돼 온 여성 종군기자 마사 겔혼의 이야기, 여성 산책자의 진화하는 과정을 앵글에 담아낸 아녜스 바르다 감독 등도 만날 수 있다.

그녀의 여정은 파리를 비롯해 뉴욕, 베네치아, 도쿄, 런던 등으로 이어지고 그녀는 자신이 머물렀던 ‘모든 곳’에서 걸었다. 걷기를 통해 나와 무관한 삶을 엿보고 대화를 엿듣고 비밀을 공유할 수 있었고, 예술가들의 흔적을 마음에 담기도 했으며 그 모든 이야기는 근사한 여행기로 남았다.

<반비·1만9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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