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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병색 완연한 데카르트, 폐렴으로 사망 <김은영의 그림생각>

by 광주일보 2020.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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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이라고도 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좀처럼 사그라 들지 않은 채 세상이 떠들썩하다. 날이 풀리면 인간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도 진정이 되리라는 희망을 갖고 맞이하는 엊그제 입춘이 반갑기만 하다.

‘폐렴’으로 흉흉해진 즈음인지라 오래전 만난 그림 한 점이 자꾸 생각난다. 프랑스 출신의 화가 피에르 루이 뒤메닐(1698~1781)의 ‘스웨덴의 크리스티나여왕과 대신들’은 지적으로 알려진 크리스티나여왕과 신하들이 데카르트(1596~1650)의 철학 강의를 듣고 있는 모습을 담은 그림이다. 연극적 조명과 무대 효과를 나타내는 장르화에 탁월한 작가로 알려진 화가는 특히 프랑스 상류사회 의상 묘사에 뛰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몸이 약했던 데카르트는 학교기숙사의 엄격한 규칙에도 건강상의 이유로 늦잠을 잘 수 있도록 허락받았을 정도였다. 1649년 데카르트를 초빙한 크리스티나 여왕은 새벽 다섯 시에 강의 들을 것을 고집했는데 이 강의는 다섯 시간에 걸쳐 이어지곤 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데 익숙하지 않았던 데카르트는 이른 시간에, 유난히 추운 스웨덴의 겨울 날씨 때문에 면역체계가 극도로 약화돼 이듬해 폐렴으로 생을 마치게 된다.

당대 최고의 철학자 데카르트를 비롯해 작곡가 스카를라티, 건축가 베르니니 등의 후원자이기도 했던 크리스티나 여왕은 그림 한가운데 앉아 총명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데카르트의 강의에 귀 기울이고 있는데, 오른 편에 서있는 데카르트의 안색은 어쩐지 병색이 완연해 보인다.

데카르트는 종종 자기가 어떤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믿었다가 그게 꿈이었음을 알게 되는 순간이 많았다고 한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 모두 꿈이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으로부터 데카르트는 진리에 다가설 수 있었을 것이다. 최근 심각한 상황 속에서 사실을 왜곡한 거짓들을 마주하게 되는데 ‘합리적 의심’이 그러한 거짓들을 극복하겠지만 당장은 이와 같은 비상사태가 꿈이었으면 좋겠다.

<광주시립미술관 학예관·미술사박사>

 

 

그림 속 병색 완연한 데카르트, 폐렴으로 사망 (299) 데카르트

우한 폐렴이라고도 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좀처럼 사그라 들지 않은 채 세상이 떠들썩하다. 날이 풀리면 인간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도 진정이 되리라는 희망을 갖고 맞이하는 엊그제 입춘이 반갑기만 하다.‘폐렴’으로 흉흉해진 즈음인지라 오래전 만난 그림 한 점이 자꾸 생각난다. 프랑스 출신의 화가 피에르 루이 뒤메닐(1698~1781)의 ‘스웨덴의 크리스티나여왕과 대신들’은 지적으로 알려진 크리스티나여왕과 신하들이 데카르트(1596~1650)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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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한방에 무너진 인간의 자부심 (298) 박쥐

요즘 같은 최첨단 과학의 시대에 전염병이 온 세상을 공포에 떨게 하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인간의 힘으로 못할 것이 없을 것 같은 자부심이 바이러스 한 방에 속수무책이어 도대체 우리가 무엇을 안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 한없이 작아진다.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원인 병원체의 숙주가 박쥐로 지목돼 새삼 박쥐가 화제가 되고 있다. 우리에겐 낯선 일이지만 한자문화권에서는 오래도록 박쥐를 길상물의 하나로 여겨왔고 도교에서 비롯된 신선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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