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부부, 강진서 7번째 아이 출산
군, 육아수당·산후조리비 등 지원
“주거·의료·교육 환경 개선됐으면”
강진에서 소문난 ‘슈퍼맨 아빠’ 추창석(44)씨는 고된 육아로 지쳤다가도 애교 섞인 ‘아빠~’ 소리에 힘이 불끈 난다.
추씨와 그의 아내 김경희(45)씨 부부는 지난 13일 일곱째인 ‘호떡이’(태명)를 3.8㎏으로 순산하며 7남매 가정을 이루게 됐다.
추씨 부부는 현재 초등학교 5학년생인 첫째 딸을 경남 진주에서 낳았다. 이후 추씨 아버지의 사업을 잇기 위해 그의 고향인 강진으로 와서 10년째 살고 있다.
처음에는 추씨와 아내 김씨의 자녀 계획이 달랐다. 추씨는 ‘하나만 낳고 잘 살자’는 생각이었지만 첫째가 주는 행복이 커서 일곱째까지 보게 됐다.
“저희 부부는 아이들을 별명으로 불러요. 큰딸은 ‘공주’, 초등 3학년인 ‘감자’, 2학년 ‘순대’, 7살 ‘만두’, 6살 ‘찐빵’, 5살 ‘호빵’까지 찰떡같은 별명을 지어줬습니다. 이번에 ‘호떡이’까지 합세하면서 명실공히 ‘무적의 7남매’가 성사됐습니다.”
여섯째까지 자연분만으로 아이들을 낳았지만, 이번에는 제왕 절개 수술을 하게 되면서 ‘여덟째’에 대한 욕심은 버리게 됐다.
추씨 가족은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서도 웃음이 늘 끊이지 않는다. 이들은 강진읍에 1997년 준공된 24평(79.3㎡) 임대아파트에서 옹기종기 살고 있다.
“우리 가족 한 달 식비는 족히 400만원이 넘습니다. 온 가족이 치킨 파티를 한 번 하려면 세 마리도 부족하죠. 강진군 등으로부터 반찬 구독·급식 지원을 받고 어린이집과 학원 등 학비 지원을 받는 데도 한 달 사교육비 40만원 정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 방학 때는 지역아동센터와 대학생 멘토링의 도움으로 양육 부담을 덜어보려 합니다.”
추씨 부부는 셋째부터 출산축하금 명목의 지원금을 받기 시작했다. 현재 강진군은 6개월 이상 산 주민이 아이를 낳으면 7세까지 매월 60만원씩 총 5040만원의 육아수당을 지역화폐로 주고 있다. 이 밖에도 최대 154만원의 산후조리비, 다둥이 가정 육아용품 구매비 등 다자녀 출생 가정에 대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추씨 부부는 다둥이 육아로 지칠 법도 하지만 한 달에 한 번씩은 지역 축제장 등으로 가족 여행을 떠난다. 많은 이를 만나고 많은 것을 봐야 올바른 인성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교육관 때문이다.
추씨는 ‘다둥이 가정’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주거·의료·교육 삼박자가 어우러져야 한다고 말했다.
“주거 대출 지원과 임대 제도는 있지만, 다둥이가 살 수 있는 면적과 환경을 지닌 주거 선택의 폭은 좁은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특성에 맞는 진로를 선택하기도 힘들죠. 소아청소년과 병원이 없는 강진에서는 해남 또는 목포, 광주까지 가야 해서 곤란한 적이 많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정부와 지자체가 신경 써준다면 아이 낳는 축복을 누리는 가정이 많아질 겁니다.”
/강진=남철희 기자 chou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