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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 한국’ 신화 주역…호남을 사랑한 재계의 큰 별 지다

by 광주일보 2024.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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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별세
향년 89세…1982년부터 그룹 이끌어
미국·일본서 화학공학 공부
‘꿈의 소재’ 탄소섬유 한국최초 개발
원천 기술 중심 ‘경영 철학’ 강조
국내 첫 민간 기술연구소 설립
전주에 탄소섬유 생산공장 건립

지난 2004년 5월25일 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앞줄 가운데) 등이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활력회복을 위한 대기업 대표와의 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간담회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효성 제공>

지난 29일 향년 89세로 별세한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은 국내 섬유산업에 큰 획을 그은 ‘재계의 거목’ 이었다. 특히 ‘섬유의 반도체’로 불리는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효성의 제품들을 독자기술로 세계 1위에 올려놓음으로써, 국가경제는 물론 국내 기업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조 명예회장은 평소 기술 중시 경영을 펼치며 ‘경제발전과 기업의 미래는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한 개발력에 있다’는 경영철학을 강조했다. 기술에 대한 집념으로 국내 민간기업 최초 기술연구소를 설립했으며, 신소재는 물론 신합성·석유화학·중전기 등 산업 각 방면에서 신기술 개발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 이 같은 ‘기술 중시 철학’은 효성그룹이 글로벌 소재 시장에서 리딩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조했다.

생전의 조 명예회장은 호남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효성그룹이 지난 2013년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주에 설립한 국내 최초 탄소섬유 생산공장은 기술 한국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 계기였다. 당시 경남 창원의 공업단지 내 효성의 가용 부지가 있었음에도 전주에 탄소섬유 공장을 건립한 것은 조 명예회장의 호남에 대한 비전과 남다른 애정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평가받는다.

‘꿈의 신소재’인 탄소섬유는 무게가 강철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지만 강도는 10배, 탄성률은 7배에 달한다. 우주, 항공기를 비롯해 자동차, 레저, 풍력 등의 산업 분야와 스포츠 용도로도 활용되는 경량화 핵심 소재다.

또한 효성그룹은 지난 2022년 전남도와 ‘그린수소 산업 육성 업무협약’을 체결, 전남을 우리나라 그린 에너지 산업의 메카로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중장기적으로 1조원을 투자해 2031년부터 연간 20만t의 그린수소 생산 공급, 액화수소 생산 플랜트 2개소 및 수소 전용 항만 공급시설 설치, 부생수소·그린수소 활용 액화수소 충전소 9개소 구축 등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그린수소 사업이 본격화하면 ‘전남에 세계 어디에도 없는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이라는 원대한 계획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 명예회장은 우리나라 경제 발전과 국제화 과정을 주도했던 주역으로 지난 1982년부터 효성그룹 2대 회장을 맡았다. 1935년 경남 함안에서 효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조홍제 회장과 하정옥 여사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경기고 재학 시절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히비야 고교를 거쳐 와세다 대학교 이공학부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준비하던 중, 1966년 부친의 부름을 받고 경영자의 길을 걷게 됐다.

유학 시절 마스터하다시피 한 영어와 일본어는 이후 글로벌 기업인들과 교류를 하는 데 큰 자산이 되었다. 특히 일본 와세다대학에서 국내 기업인들로는 처음 명예공학박사학위를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국내 기업인들이 받은 명예박사학위는 대부분 경영학이었다. 공학박사학위로는 전례를 찾기가 힘든데다 국내 기업인 중 일본 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았다.

2014년 와세다대학이 수여한 명예박사학위 추천장에는 “조 회장이 지난 70년대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한국 화섬산업에 최첨단 혁신공법을 도입하는 등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했는가 하면, 한일 양국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공동 번영에 힘쓰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조 명예회장은 대미 수출 증대의 기폭제가 됐던 한미 FTA 체결과 관련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미 FTA는 지난 2000년 조 명예회장이 전경련회장을 맡고 있던 당시 처음 주재한 한미재계회의에서 논의됐다. 당시 조 회장은 “외환위기로 빚어진 국가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통상적인 방법만으로는 안 된다”며 한미 FTA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를 계기로 양국 재계 인사들의 건의가 있었으며, 이후 7년 만에 결실이 이루어졌다.

한편 유족으로는 부인 송광자 여사, 장남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삼남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등이 있다. 장례는 효성그룹장으로 2일까지 5일장으로 치러진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명예장례위원장을,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으며, 영결식은 2일 오전 8시에 열릴 예정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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