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추진기관 이상 발견…늦어도 31일까지 재발사

누리호 발사 연기 원인과 전망
“밸브 운영 시스템 중단될 우려”
2차 발사도 엿새 늦었지만 성공
기립 상태 일주일 유지 문제 없어

24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의 3차 발사가 기술적인 결함을 이유로 취소된 가운데 발사 모습을 보려 고흥 우주발사전망대를 찾은 시민들이 아쉬운 표정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고흥=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3차 발사가 연기됐다. 누리호는 발사 예정시간인 24일 오후 6시 24분을 3시간여 앞둔 오후 3시께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해 발사가 중단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문제 원인을 파악해 이르면 25일, 같은 시각인 오후 6시24분에 누리호를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오태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24일 오후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누리호 3차 발사 준비 과정 중 저온 헬륨 공급 밸브 제어 과정에서 발사 제어 컴퓨터와 발사대 설비 제어 컴퓨터 간 통신 이상이 발생했다”며 누리호 3차 발사 무산 사실을 밝혔다.

오 차관은 “밸브 자체는 문제가 없어 수동 작동되지만, 밸브 운용 시스템 자체가 자동 운용 모드에 가면 중단될 우려가 있어 부득이하게 발사를 취소한다”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항우연은 이날 오후 12시 24분 발사 운용 절차를 시작, 발사체 추진 기관 구성품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오후 3시께 컴퓨터 간 통신 이상을 발견했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브리핑에서 “발사체 내부 하드웨어 이상이 아니라 지상 장비의 통신 쪽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생한 문제는 여러 차례 리허설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던 부분으로, 언제 발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과기부와 항우연은 누리호를 최대한 기립 상태로 둔 채, 이상 현상에 대한 원인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게 된다면 이르면 25일 오후 다시 누리호 발사를 추진할 방침이다.

만약 25일 발사하게 된다면 발사 시각은 이날과 마찬가지로 오후 6시 24분이 될 것이라고 과기부는 밝혔다.

오 차관은 “내일 발사가 가능한지 여부는 시스템 문제 원인 파악 및 해결 여부에 따라 달려 있다”며 “문제가 25일 오전 중 해결된다면 제반 사항을 고려해 25일 발사 가능 여부를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과기부와 항우연은 애초 발사 예정일인 24일 발사가 무산되면 예비일인 25~31일 중 발사일을 다시 정하도록 준비하고 있었다. 항우연은 누리호가 기립 상태를 일주일 정도 유지해도 문제가 없으며, 이미 탑재한 차세대소형위성 2호를 비롯한 위성 8기 모두 예비일 기간에 탑재 상태로 있더라도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누리호 2차 발사 일정이 두 차례 미뤄진 바 있다. 날씨와 시스템 문제로 당초 발사일보다 엿새 늦게 2차 발사가 이뤄졌다. 당시 누리호는 엿새 늦게 우주로 향했지만 성능검증위성과 위성 모사체를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며 발사에 성공했다.

이번 누리호 3차 발사가 이르면 25일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우리 발사체를 통해 실용위성을 우주 궤도에 올림으로써 상업적 우주 개척의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누리호 3차 발사가 ‘실전 발사’로 불리는 이유다. 2차 발사 때에도 실제 위성이 탑재되었지만, 당시 주탑재위성은 ‘성능검증위성’으로 위성 자체 임무보다는 발사체(누리호)의 투입성능을 검증하는 것이 가장 주된 임무였다.

3차 발사에 탑재되는 위성들에는 실용위성이 포함돼 실제 지상 관측이나 우주 방사능 관측 등 위성 본연의 임무를 수행한다는 점이 누리호 2차 발사 때와 크게 다르다.

당시 위성들은 자체 임무보다 누리호의 위성발사 능력 자체를 검증하는데 초점이 있었기에 ‘진짜 위성 손님’을 태우고 비행하는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라 할 수 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누리호 발사 연기…“제어 컴퓨터간 통신 이상 발생”

“힘차게 날아 오르길 기대했는데…그래도 반드시 성공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