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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지방 막을 수 없나
낮은 출산율·고령 인구 증가 속
수도권, 인구·자본 무차별 흡수
정부는 심각성 모르고 땜질 처방
공공기관 획기적 지방 이전 등
서울에 버금가는 수준의 광주
경기도와 유사한 전남 만들어야
경제 대국, 초강대국, 문화 강국 등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미래는 올 수 있을까. 사실 현재까지 여러 지표들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인구가 감소하고 지방이 소멸하고 있다는 점은 이 긍정의 신호를 모두 삼켜버릴 만큼 강력하다. 광주일보는 2023년 지방의 소멸이 각 분야별로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그 해법을 모색한다.
#목포시의 인구는 2022년 11월 말 현재 21만7041명이다. 지난 2021년 12월 말 21만8,589명에서 1년도 안 돼 1,548명이 사라졌다. 13년 전인 2009년 10월 말 목포의 인구는 24만4162명이었다. 무려 2만7121명이 감소했다. 인구 감소 추세는 더 가팔라지고 있는 것이다. 같은 기간 노인 인구는 2만3575명에서 4만629명으로 급증했다.
#곡성군의 인구는 2022년 11월 말 현재 2만7085명이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는 1만349명으로, 38.2%를 차지한다. 반면 19~49세 인구는 6600명으로 24.4%에 불과하다. 2016년 1월 말 인구는 3만672명으로 3만 명을 유지했으나 6년만에 3587명의 주민이 없어졌다.
지방이 사라지고 있다. 낮은 출산율, 고령 인구 증가 속에 수도권이 지방 인구, 자본 등을 무차별적으로 흡수하면서 나무의 잔뿌리부터 말라죽듯 수도권에서 먼 지방부터 소멸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했는지 땜질식 처방만 반복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2월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일부 개정, 인구감소지역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일자리 창출, 청년인구 유입 등에 10년간 1조 원씩 지원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유일한 대책이다.
지방 소멸의 이유는 분명하다. 100년 이상 지속돼 온 국가 재정의 불균형 투입으로 시작해 인구, 자본은 물론 정치·경제·문화·교육 등 모든 것을 수도권에 집중시킨 국가 정책의 산물이다. 여기에 오로지 여성 개인의 희생을 전제로 한 아이 낳아 기르기 어려운 여건과 함께 개인 선택의 존중 등 시대적인 조류가 빚어낸 낮은 출산율은 농어촌을 시작으로 지방의 소멸 속도를 더 높이고 있다. 특히 면소재지의 인구 감소는 심각한 수준이다. 곡성군 고달면은 현재 1137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2016년 1월 1337명에서 200명이 줄어든 것이다. 조만간 1000명 선도 무너질 것으로 보이는데, 출생이나 전입은 없고 사망과 전출만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의 정책은 여전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수립·추진되고 있다. 2022년 9월 현재 전체 인구의 50.49%가 서울, 인천,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으며, 지역구 국회의원 253명 가운데 47.8%인 121명이 수도권을 위해 뛰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부처 장차관 및 고위 관료부터 정책에 영향을 주는 전문가 등 주요 핵심 인사 등도 모두 수도권에서 살고 있다. 이들은 모두 이미 기득권자가 돼 수도권으로의 더한 집중을 위해 전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지역의 미래를 이끌 청년들은 질 높은 대학 교육, 좋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2020년까지 20년간 전남에서만 무려 25만8182명의 청년(20~34세)들이 고향을 떠났다. 청년들은 주로 대학 진학, 취직 등의 과정에서 수도권으로 이주했다. 수도권에 남아 있는 공공기관은 물론 지방에 이전하는 서울 소재 유력 대학, 대기업 등을 대상으로만 국비 지원, 세금 감면, 인센티브 부여 등을 집중하는 등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도권에 몰려 있는 인구가 지방에 가서 살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방법도 필요하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국가 재정을 대거 투입, 기반·교통·편의·문화시설 등을 설치해 수도권과 유사한 수준의 공공·민간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귀농, 귀어, 귀촌하는 도시민에게 행·재정적인 편의를 최대한 보장하고, 이들이 정착해 오래 거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11월 발표한 ‘K-지방소멸지수 개발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의 인구 변화를 조사한 결과 지방소멸 위험도가 가장 높은 소멸위기지역은 모두 59곳(25.9%)으로 조사됐다. 소멸 위험성이 가장 높은 전국 9개 소멸위험지역에는 전남의 경우 신안과 구례가 포함됐다. 소멸우려지역은 모두 50곳인데 전남에서는 완도, 함평, 곡성, 영광, 영암, 보성, 진도, 강진, 해남, 고흥, 장흥 등 11개 지역이다.
이건철 전남관광재단 대표는 “지금까지 정부가 균형발전을 외쳤지만, 결국 수도권 집중 현상은 더욱 심화됐으며, 그 결과 지방이 소멸 위기에 직면한 것”이라며 “지방에 양질의 대학과 일자리를 만들고 수도권과 유사한 수준의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목포시의 인구는 2022년 11월 말 현재 21만7041명이다. 지난 2021년 12월 말 21만8,589명에서 1년도 안 돼 1,548명이 사라졌다. 13년 전인 2009년 10월 말 목포의 인구는 24만4162명이었다. 무려 2만7121명이 감소했다. 인구 감소 추세는 더 가팔라지고 있는 것이다. 같은 기간 노인 인구는 2만3575명에서 4만629명으로 급증했다.
#곡성군의 인구는 2022년 11월 말 현재 2만7085명이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는 1만349명으로, 38.2%를 차지한다. 반면 19~49세 인구는 6600명으로 24.4%에 불과하다. 2016년 1월 말 인구는 3만672명으로 3만 명을 유지했으나 6년만에 3587명의 주민이 없어졌다.
지방이 사라지고 있다. 낮은 출산율, 고령 인구 증가 속에 수도권이 지방 인구, 자본 등을 무차별적으로 흡수하면서 나무의 잔뿌리부터 말라죽듯 수도권에서 먼 지방부터 소멸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했는지 땜질식 처방만 반복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2월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일부 개정, 인구감소지역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일자리 창출, 청년인구 유입 등에 10년간 1조 원씩 지원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유일한 대책이다.
지방 소멸의 이유는 분명하다. 100년 이상 지속돼 온 국가 재정의 불균형 투입으로 시작해 인구, 자본은 물론 정치·경제·문화·교육 등 모든 것을 수도권에 집중시킨 국가 정책의 산물이다. 여기에 오로지 여성 개인의 희생을 전제로 한 아이 낳아 기르기 어려운 여건과 함께 개인 선택의 존중 등 시대적인 조류가 빚어낸 낮은 출산율은 농어촌을 시작으로 지방의 소멸 속도를 더 높이고 있다. 특히 면소재지의 인구 감소는 심각한 수준이다. 곡성군 고달면은 현재 1137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2016년 1월 1337명에서 200명이 줄어든 것이다. 조만간 1000명 선도 무너질 것으로 보이는데, 출생이나 전입은 없고 사망과 전출만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의 정책은 여전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수립·추진되고 있다. 2022년 9월 현재 전체 인구의 50.49%가 서울, 인천,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으며, 지역구 국회의원 253명 가운데 47.8%인 121명이 수도권을 위해 뛰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부처 장차관 및 고위 관료부터 정책에 영향을 주는 전문가 등 주요 핵심 인사 등도 모두 수도권에서 살고 있다. 이들은 모두 이미 기득권자가 돼 수도권으로의 더한 집중을 위해 전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지역의 미래를 이끌 청년들은 질 높은 대학 교육, 좋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2020년까지 20년간 전남에서만 무려 25만8182명의 청년(20~34세)들이 고향을 떠났다. 청년들은 주로 대학 진학, 취직 등의 과정에서 수도권으로 이주했다. 수도권에 남아 있는 공공기관은 물론 지방에 이전하는 서울 소재 유력 대학, 대기업 등을 대상으로만 국비 지원, 세금 감면, 인센티브 부여 등을 집중하는 등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도권에 몰려 있는 인구가 지방에 가서 살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방법도 필요하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국가 재정을 대거 투입, 기반·교통·편의·문화시설 등을 설치해 수도권과 유사한 수준의 공공·민간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귀농, 귀어, 귀촌하는 도시민에게 행·재정적인 편의를 최대한 보장하고, 이들이 정착해 오래 거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11월 발표한 ‘K-지방소멸지수 개발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의 인구 변화를 조사한 결과 지방소멸 위험도가 가장 높은 소멸위기지역은 모두 59곳(25.9%)으로 조사됐다. 소멸 위험성이 가장 높은 전국 9개 소멸위험지역에는 전남의 경우 신안과 구례가 포함됐다. 소멸우려지역은 모두 50곳인데 전남에서는 완도, 함평, 곡성, 영광, 영암, 보성, 진도, 강진, 해남, 고흥, 장흥 등 11개 지역이다.
이건철 전남관광재단 대표는 “지금까지 정부가 균형발전을 외쳤지만, 결국 수도권 집중 현상은 더욱 심화됐으며, 그 결과 지방이 소멸 위기에 직면한 것”이라며 “지방에 양질의 대학과 일자리를 만들고 수도권과 유사한 수준의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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