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역사민속박물관 내일 개관 >
지난 1987년 문을 연 광주시립민속박물관은 남도의 다채로운 문화와 생활상을 소개하며 지역의 전통문화를 알리는데 앞장섰다. 또한 민속자료의 수집과 발굴, 민속문화의 전승에도 기여를 했다.
그러나 시대상의 변화와 근대 역사 문화의 관심이 증대되면서 콘텐츠 개편, 박물관 명칭 변경의 필요성이 제기됐었다. 이에 따라 각계 전문가가 참여한 명칭변경위원회를 구성, 시민들의 의사를 반영해 역사민속박물관으로 변경했다. 또한 지난 3년여에 걸쳐 ‘박물관개보수 및 역사공간 구축’ 사업을 통해 시설 보수, 기존 민속전시실 개편과 함께 근대역사 전시공간을 추가했다.
먼저 이번에 개편된 1층 남도민속실은 다양한 테마를 담아 선조들의 생활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했다. 지역의 아름다운 풍광을 토대로 의식주와 생업, 수공업 그리고 남도 특유의 예술과 관련한 주제에 맞게 구성했다.
도입부에 전시된 ‘분청사기전라도명항아리’(광주문화재자료 제23호)에 새겨진 ‘전라도’라는 글씨는 우리지역이 조선시대 대표적 분청사기 산지였음을 보여준다.
신설된 2층 광주근대역사실은 조선시대 광주읍성을 중심으로 생활상과 의향의 터전 광주를 소개한다. 이곳에는 광주 관문으로 위기 때마다 의병청 기능을 담당했던 절양루가 있었다. 이러한 역사적 공간을 살려내기 위해 일제강점기 사라진 절양루를 재현하고, 대형 광주읍성 모형도 원형에 가깝게 재현했다.
고려 말 정지 장군이 왜구를 무찌를 때 착용한 것으로 알려진 갑옷(보물 제336호)은 현존 최고 경번갑(철판 사슬갑옷)으로 평가받는다. 전문가들의 고증을 통해 고려시대 제작 당시 원형으로 복원된 재현품과 함께 전시했다.
임진왜란 당시 우리 지역 의병장 고경명·김덕령 장군과 관련된 자료들과 항일운동 선봉에 섰던 호남의병의 활약상을 담은 자료들도 볼 수 있다. 아울러 1920년대 일제 식민지 정책에 맞섰던 광주학생운동을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 ‘이름 없는 별들’의 관람 공간도 마련했다.
무엇보다 1798년 정조 특명으로 과거시험을 치른 광산관(옛 무등극장 자리)이 재현돼 있으며, 합격한 이들의 명단을 기록한 ‘어고방목’이 눈길을 끈다. 길이가 무렵 28m에 이르는 어고방목은 우리지역에서 열린 당시 국가 차원의 행사와 함께 광주 관아의 이모저모를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이다.
또한 광주역과 우체국, 광주극장 등 광주 대표적인 명소들을 재현해, 포토존을 설치했다. 계림동과 중흥동 일대에 있던 경양방죽이 택지 조성으로 사라져버린 이야기를 비롯해 광주의 숨은 추억들도 다양하게 담았다.
5·18민주화운동 40주년 역사성과 의미를 담아낸 공간도 있다. ‘5월의 파노라마’를 주제로 펼쳐지는 기획전시실에서는 5·18사망자 명단이 적힌 휘장을 볼 수 있다. 전체적인 전시 공간은 모두 3개 시선에 초점을 맞췄는데 항쟁 참여의 시선, 왜곡의 시선, 진질을 알리는 시선 등으로 구성했다. 아울러 5·18과 함께 4·19항쟁의 역사성과 당시의 진실을 알 수 있는 다양한 자료도 볼 수 있다.
한편 관람은 무료이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을 통해 가능하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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