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가을밤, 고품격 선율에 빠지다
김승구 원우회장 등 70여 명
크로스오버 밴드 ‘화양연화’
국악·클래식·재즈 공연에 매료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밤, 완연한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야외공연장을 가득 채운 아름다운 음악소리가 가을 밤의 감성을 부드럽게 적셨다.
지난 20일(오후 7시 30분) 남구 임암동 어반브룩에서 광주일보 제10기 리더스 아카데미 ‘야외 음악회’가 열렸다.
김여송 광주일보 회장과 김승구 10기 리더스 아카데미 원우회장 등 7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10년만의 첫 야외 음악회로 꾸며져 눈길을 끌었다. 원우들은 밤하늘을 수놓은 품격높은 음악 공연을 즐기며 호젓한 하루를 보냈다.
이날 무대에는 크로스오버 밴드 화양연화가 올라 친숙한 민요는 물론 창작연주곡 노래곡을 들려줬다.
화양연화는 재즈피아니스트 강윤숙을 주축으로 구성된 퓨전국악그룹으로 판소리와 장구, 가야금, 대금, 비올라, 피아노, 드럼, 베이스 등 국악과 클래식, 재즈분야를 아우르는 단체다.
지난 2020년에는 임방울 국악제 퓨전국악 부문경연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인생에서 꽃처럼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라는 의미처럼, 화양연화는 국악을 현대인의 감성에 맞게 편곡해 아름답고 다채로운 무대를 선사하고 있다.
이날 첫 무대는 그룹 이름에 걸맞는 ‘꽃길’이라는 곡으로 문을 열었다. 대금, 가야금 그리고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앙상블은 곡명처럼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했다.
이어진 곡은 ‘아름다운 나라’. 대중에게 익히 알려진 이 곡은 아름다운 우리 자연과 사계절 그리고 모두가 행복하라는 뜻을 담은 노래다. 동서양 악기의 합주를 통해 완성된 서정적인 멜로디는 관객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으며 특히 소리꾼 이은비의 목소리는 객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 화양연화는 분위기를 바꿔 ‘난감하네’라는 곡으로 흥을 돋웠다.
판소리 ‘수궁가’를 토대로 만든 ‘난감하네’는 병이든 용왕을 위해 토끼의 간을 찾아 세상에 나온 자라의 이야기를 풀어낸 곡이다. 소리꾼 이은비의 ‘아니리’로 시작한 노래는 ‘얼씨구’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객석을 뜨겁게 달궜다.
다음 무대는 가을에 어울리는 서정적인 멜로디의 기악연주곡 ‘어느 날’을 선보였다.
이어 연주된 곡은 ‘효녀 심청이’. 화양연화가 임방울 국악제에서 입선한 창작곡으로 단체를 대표하는 곡이다. 기악과 소리의 앙상블이 어우러진 무대는 참석자들에게 이색적인 감흥을 선사했다.
여섯번째 곡 ‘꿈을 향해 달리다’는 동서양 악기가 어우려져 마치 라틴음악을 듣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고 객석의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이날 무대 피날레는 ‘토끼 아니오’가 장식했다. 자라의 마음을 드러낸 ‘난감하네’에 이어 토끼의 입장을 들어보는 곡으로 특히 동요 ‘산토끼’를 재해석해 구성진 우리 국악의 흥을 만끽하게 했다.
연이은 앵콜 요청에 화양연화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민요 ‘아리랑’과 ‘진도아리랑’으로 화답하며 야외 음악회 무대를 마무리했다.
한편 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 2학기 강의는 매주 화요일 오후 7시에 진행된다. 오는 27일에는 철학하는 사회탐구 강사 문성욱이 강사로 나서며, 10월 4일에는 과학책과 그림책을 쓰는 고생물학자 박진영의 강연이 이어진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