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 롯데전, 삼수 끝 KBO 데뷔승…6이닝 2피안타 무실점 위력투
최형우·한승택 홈런으로 기선제압…나주환, 무사 1·2루서 삼중살 수비
동료들이 힘을 모아 가뇽의 첫 승을 도왔다.
KIA 타이거즈의 가뇽은 지난 20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2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하며, 세 번째 도전 끝에 KBO리그 데뷔승을 거뒀다.
앞선 두 번의 등판에서 출발이 좋지 못했던 가뇽은 1회를 깔끔한 삼자범퇴로 여는 등 한층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6이닝을 2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막은 가뇽은 탈삼진 9개도 뽑아내면서 6-0, 팀의 시즌 첫 영봉승을 이끌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앞선 등판에서는 제구 등이 좋지 않았는데 시작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가뇽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며 수훈선수로 언급하기도 했다.
좋은 피칭을 보여준 가뇽 뒤에는 든든한 동료들이 있었다.
앞선 두 차례의 등판에서는 야수진들의 보이지 않은 실수가 이어졌지만 이번에는 공·수에서 야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1회말 KIA의 첫 공격에서 최형우가 선제 투런포를 날려줬고,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한승택도 5-0으로 앞선 6회말 승부의 추를 기울이는 솔로포로 힘을 실어줬다.
두 경기 연속 홈런포를 날린 한승택은 “직구 타이밍을 생각하고 있었다. 송지만 코치님께서 타격 신경 쓰지 말고 수비에 집중하라고 해주셨는데 그게 심적으로 많은 도움이 됐다. 자신 있게 내 스윙을 하고 있다”며 “내가 홈런을 친 것보다는 팀이 이겼다는 게 더 의미 있다. 포수니까 아무래도 수비에 신경이 더 쓰이는 데, 어제는 좋은 결과가 나와서 좋다. 가뇽 경기 때 결과가 안 좋아서 미안하기도 했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쁘다”고 가뇽의 승리를 기뻐했다.
가뇽의 첫 승에는 결정적인 수비도 있었다.
가뇽이 4회 선두타자 전준우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뒤 손아섭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무사 1·2루에 몰렸다.
위기 상황에서 8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장한 나주환의 노련함이 빛났다.
이대호의 땅볼 타구를 잡은 나주환이 바로 3루 베이스를 밟은 뒤 2루로 송구를 했다. 손아섭이 도착하기 전에 공을 받은 2루수 김선빈이 빠르게 1루로 공을 뿌렸다. 이대호보다 공이 먼저 1루수 황대인의 글러브에 들어가면서 프로야구 통산 73번째 삼중살이 완성됐다.
베테랑 나주환의 준비된 플레이였다.
나주환은 “가뇽이 동료들과도 잘 어울리고 열심히 하는데 승리를 못 했다. 야수 입장에서 미안하기도 하고 승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며 “(이대호 타석 때) 삼중살을 생각하고 있었다. 바운드가 크게 오지 않으면 바로 삼중살을 노리려고 생각했다. 때마침 공이 왔을 때 순간적으로 몸이 움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1루 주자가 발 빠른 손아섭이었기 때문에 2루 던지면서 걱정도 했는데 선빈이 한테 잘 연결됐다. 가뇽의 승리에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앞선 경기에서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1회부터 마지막 이닝이라는 생각으로 전력을 다했다”는 선발 투수. 그런 동료를 위해 공·수에서 힘을 내준 야수들의 팀워크가 가뇽의 첫 승과 팀의 첫 영봉승을 만들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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