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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표기자

광주시 신·구 권력 ‘불편한 동거’ 언제까지...

by 광주일보 2022.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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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장 정무라인·산하기관장
“임기 아직 남았다” 버티기
새 시장과 ‘호흡’ 어려울 듯
인수위 ‘줄서기 행태’도 여전

다음달 1일부터 민선 8기 강기정 시장의 공식 업무가 시작되지만, 민선 7기 이용섭 시장이 임명한 시청 내 정무라인 일부와 시 산하 기관장들이 대부분 거취표명을 하지 않은 채 임기를 지속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신·구 권력 간 ‘불편한 동거상황’이 빚어질 전망이다.

민선 7기 때 임명됐던 산하 공공기관장(출자기관 포함) 대부분이 이미 ‘임기 버티기’에 들어갔고, 시청 내 정무라인 일부도 임기를 끝까지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민선 8기 출발부터 내부 갈등의 도화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시청 내부에선 역대급 간부 승진·전보인사를 앞두고 고질적 병폐인 학연·지연·혈연 등을 이용한 ‘줄서기 행태’도 곳곳에서 감지되면서, 느슨해진 기강 확립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8일 광주시와 민선 8기 광주시장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 등에 따르면 정무라인으로 구분되는 2년 임기 법무담당관(일반 임기제 4급) A씨는 최근 내부적으로 이용섭 시장 퇴임에 맞춰 사직의사를 표명했다가, 임기를 모두 채우기로 결정했다. A씨 임기는 2023년 1월 24일까지다. 법무담당관은 광주시의 굵직 굵직한 법적 분쟁에 대응하고 시정 주요 현안의 법적 판단 기준 등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시장과의 ‘호흡 맞춤’이 가장 중요한 핵심 자리로 꼽힌다. A씨도 채용 당시 이용섭 시장 동생의 변호를 맡았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전 내정설 등이 제기됐을 정도로 민선 7기 대표적 정무라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와 함께 광주시장의 최측근인 정무특보를 보좌하는 특보실 B씨(일반임기제 6급) 역시 내년 3월 3일까지인 법적 임기를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B씨는 이번 지방선거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이용섭 후보의 선거캠프 비서실장을 맡았던 여성 시의원의 남편이기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강 당선인 측은 민선 7기 정무라인으로 구분되는 A씨와 B씨의 이번 결정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내비치면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광주시와 인수위측은 이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사직 의사 여부 등을 확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B씨는 “애초 대변인실 소속이었는데 정무특보실로 옮겼고, 이는 당시 광주시의원이었던 아내와도 무관한 내 노력으로 일궈낸 결과물”이라면서 “연좌제도 아니고, 아내가 정치활동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임기를 중간에 그만 두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들과 함께 민선 8기 강기정호의 시정철학과 정책 집행·지원 등을 수행해야 할 시 산하 공사·공단, 출자·출연기관장도 대부분 자리를 고수하기로 해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현재 시 산하 24개 기관장 중 광주환경공단과 광주관광재단 등 2곳만 공석이며, 나머지 22곳 중 올해 내 임기가 만료되는 기관장도 4곳에 불과하다. 전체 75%인 18곳의 기관장은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 한 최소 내년초까지 임기가 보장된다. 과거에는 단체장이 바뀌면 정무직들과 산하 기관장들이 자진 사퇴하는 문화가 확연했다. 이는 시정운영에 대한 이념과 가치·철학이 달라 새로운 시장과 ‘호흡’을 함께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환경부·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계기로 자진 사퇴가 금기어가 되고 기관장들의 ‘버티기’ 기류도 강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민선 7기 대표적 정무라인이거나 연장 근무중인 기관장 등은 민선 8기와 ‘어색한 동거’로 갈등을 부추길 것이 아니라 자진 사퇴해야 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 임기 보장을 받은 당사자들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광주시청 한 공무원은 “정무라인은 사실상 시장과 직접 호흡을 맞추기 때문에 서로 어색하고 불편할 수 밖에 없다”면서 “그럴 경우 담당 부서 직원들만 힘들어진다”고 토로했다. 이어 “산하 기관도 마찬가지다”면서 “앞선 기관장들이 자진 사퇴를 하지 않을 경우 특정 감사와 예산 줄이기 등으로 시청에서 압력을 가하면 간부들과 직원들만 중간에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광주시청 내부에서도 올 하반기(7~8월) 정기인사를 앞두고 벌써 파열음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현재 4급 이상 간부 중 공로연수·명예퇴직자만 최소 16명에 이르는 데다 민선 8기 출범에 맞춰 대규모 전보 인사 등이 예고되면서, 인수위 관계자와의 친분 등을 내세운 ‘줄서기 행태’가 감지되고 있다.

일부 간부는 승진과 특정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외부인사까지 동원해 강 당선인 측에 직·간접적인 로비를 하고 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광주시의 한 공무원은 “공무원은 누구든 현직 단체장이면, 그 지시에 따라 국가와 시민을 위해 본연의 업무를 성실히 수행할 뿐”이라면서 “새로운 단체장이 취임했다고 해서 주요 보직에 대해 줄세우기 인사를 하게된다면, 민선 8기 새바람은커녕 내부 불만만 쌓이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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