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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기자

원격수업 듣다가…유튜브에 빠진 초등생들

by 광주일보 2021.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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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인터넷·스마트폰 중독 급증…지난해 ‘과의존 위험군’ 15%
알고리즘에 유해 콘텐츠 접속 우려…무분별한 링크 첨부 신중해야

 

“오죽하면 아이 방에 CCTV라도 달아야 하는 거 아닌가 고민했다니까요. 숙제하는가 했는데, 게임을 보고 있더라구요.”

올해 초등학교 4학년에 올라가는 자녀를 둔 학부모 고모(41)씨는 지난해 아들과 디지털 기기 이용 문제로 1년 내내 씨름했다고 털어놓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일주일에 1~2일만 등교하고 나머지는 집에서 원격수업을 받게 되면서 자녀의 폴더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꿔주고 태블릿PC도 구매했지만, 사용 시간이 갈수록 길어지면서 잔소리하는 날도 늘었다고 했다.

올해도 학교 현장에서 등교·원격수업이 병행될 예정인 가운데, 학부모 사이에서 자녀의 디지털 미디어 과의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교사가 e학습터 등 학습공간에 유튜브 링크를 첨부하는 일이 많은데, 수업이 끝나고도 유튜브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등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코로나19 사태 이후 학생들의 디지털 미디어 과의존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6~7월 전국 초등학교 4학년 43만 8416명을 상대로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을 조사한 결과, 6만 5774명(15.0%)이 과의존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2018년(5만 5467명) 대비 2019년(5만 6344명)에는 1.6%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코로나19가 터진 올해는 전년과 비교해 16.7%나 급증했다.

광주시 광산구에 사는 초등학교 5·6학년생 학부모 최모(42)씨는 “지난해 2학기 때도 쌍방향수업은 1교시에만 하고, 나머지는 유튜브를 보는 일이 다반사였다”며 “교육부는 코로나19가 미래교육을 앞당겼다고 하는데 엄마들은 아이가 유튜브 중독자가 될까봐 전전긍긍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와 관련 학부모들은 원격수업으로 홀로 집에 있는 경우가 많다보니 인터넷 게임이나 유해 사이트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문제지만, 학교 원격수업에서 유튜브를 활용하는 비율이 너무 높아 학생들이 무분별하게 이용하는 것을 부추기고 있는 점도 큰 문제라고 제기한다.

실제로 교육부가 교사 3만2133명, 초등학생 8만 9487명, 중·고등학생 20만 8048명, 학부모 42만 2792명 등 총 75만 2460명을 상대로 조사해 최근 공개한 ‘2020년 2학기 원격수업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원격수업에 활용되는 콘텐츠의 19.2%가 동영상 공유 사이트(유튜브) 자료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만 놓고 보면 전체 원격수업 활용 콘텐츠의 약 4분의 1(25.3%)이 유튜브 자료로 집계됐다. e학습터 콘텐츠는 12.9%, EBS 강좌는 10.9% 등으로 나타났고 교사가 직접 개발하거나 보유한 자료를 활용한 비율은 16.1%에 그쳤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원격수업 시에도 ‘유튜브 동영상 링크’ 첨부를 자제할 수 있도록 하는 지침을 마련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교사는 그럴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하더라도 유튜브 특성상 알고리즘에 의해 연관 동영상이 뜨고, 그러다 보면 아이들이 유해 영상을 보게 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 요지다.

익명을 요구하는 한 초등학교의 교사는 “지난해에는 원격수업이 갑자기 시작됐기 때문에 교사들이 쌍방향수업을 하거나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후 1년여가 지났는데도 유튜브에 의존하는 교사가 많다는 것은 학교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차은선 광주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은 “유튜브로 교육이 이뤄지더라도 단순히 ‘너무 많이 보면 안 된다’고 당부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유해·혐오콘텐츠를 보면 안 되는 이유와 이에 따른 사회적 부작용, 건전 콘텐츠 활용 방안 등에 대해 충분한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며 “가정 내 조력자가 없는 취약계층은 디지털 중독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어 별도의 등교수업 확대 방안과 원격수업 스트레스 해소책 등도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성 기자 big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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