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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대중예술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다

by 광주일보 2024.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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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 기자가 추천하는 책] BTS, 인문학 향연 - 박경장 지음

‘입덕’이라는 말이 있다. 기성세대들에게는 생소한 용어다. 특정 분야, 유명인에 대해 열정적으로 관심을 가진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BTS에 입덕했다는 말은 ‘방탄의 덕후가 된다’는 의미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세계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K컬처라는 한류의 물결은 우리나라를 문화 강국으로 우뚝 서게 했다. 그 가운데 K팝의 영향력은 지대한데, 그 선봉에 바로 BTS(방탄소년단)가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세계 대중음악 시장은 영미 팝의 독무대였다. 영어 가사가 아니면 명암을 내밀 수 없을 만큼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한두 곡이 잠시 인기를 끌 수는 있었다. 그런 세계 대중음악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이들이 바로 BTS였다.

BTS는 세계 문화 한류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데뷔 3년만에 기네스 월드 레코드 공식 기록에 오를 정도로 세계 음악 차트를 석권했다. 미국의 모 TV 프로그램에서는 BTS 특집을 편성해 비틀즈가 환생한 것처럼 무대를 꾸밀 정도였다.

K컬처로 대변되는 한류의 물결은 우리나라를 문화강국으로 우뚝 서게 했다. K팝으로 한류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는 BTS. /연합뉴스

BTS 팬덤을 지칭하는 말을 ‘아미’라 한다. 어떤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아미가 된 이후 변했다고 전한다. 즉 “무기력에 빠졌던 아이가 헤르만 헤세 ‘데미안’과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을 읽고, 세상 밖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으며, 그 문제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행동으로 실천에 옮기며, 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하게 됐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덕후’와 인문학자 BTS의 음악세계를 조명한 책이 나와 눈길을 끈다. 박경장 성프란시스대학 작문교수의 ‘BTS, 인문학 향연’은 BTS의 음악과 예술을 인문학적 시각으로 조명했다. 영문학 박사이자 문학평론가로 활동하는 저자는 어떻게 BTS에 빠져들게 됐을까.

한류를 연구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점점 BTS 음악에 매료되었다. 저자에 따르면 잠깐 발을 담그려 했다가 어느 순간 목까지 잠기고 말았다는 것이다.

저자는 2020년 1월 그래미 어워드 공식 홈페이지에 실린 ‘BTS 현상’ 5가지를 소개한다. Ana Monroy Yglesias가 작성한 기사는 흥미롭다. ‘BTS는 예상을 뛰어넘는다’, ‘우아하게 경계를 가로지른다’, ‘일곱 명의 멤버 모두가 그룹에 독특한 재능을 부여한다’, ‘그들의 음악은 팬들에게 진정성을 느끼게 한다’, ‘BTS는 그들의 ARMY를 가족으로 여긴다’가 그것이다.

이 같은 분석은 미국 주류 팝 뮤직을 이끌 대표는 BTS라는 것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저자는 여기서 더 나아가 BTS음악에는 인문학이 투영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인문학자의 시선으로 분석한다.

“BTS의 ‘에피 퍼니Epiphany(顯現)’는 조이스 소설미학의 핵심이론이고, BTS의 ‘시차(parallax)는 소설의 끝이라고 평가되는 조이스의 대작 ‘율리시스’의 주요 유도동기(leitmotive) 중 하나다. BTS 뮤비들을 짜나가는 서사와 구조에서 조이스의 ‘내적독백’과 ‘의식의 흐름’ 서술 기법을 수없이 마주쳤다. 방탄의 강물에 발을 들여놓았다가 BTS의 음악에서 내 석박사 논문이 소환되니 어찌 목까지 빠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저자는 제임스 조이스 외에도 영문학 대가들의 작품이 BTS음악, 뮤직비디오, 가사들에 일정 부분 투영돼 있음을 주목한다. 어떤 앨범에서는 앨리엇의 시 ‘J. 프레드 프루프록 연가’의 상반된 독백의 방식을, 뮤직비디오들에서는 시 ‘황무지’에 드리워진 몽타주 기법을 짚어내기도 한다.

아울러 박 박사는 지난 60년대 유럽에서 촉발한 ‘수용미학’의 관점에서 나아가 80년 미국의 ‘독자반응비평’의 시각에서 BTS와 아미의 관계도 살펴본다. 그는 “BTS음악은 전 세계 아미들의 적극적인 해석에 의해 끊임없이 새로 태어나고 자란다”며 “BTS와 ARMY를 기점으로 대중예술의 생산자와 소비자(수용자) 사이의 일대 패러다임의 전환이 오고 있다”고 언급한다.

오늘의 BTS가 있기까지의 여정을 인문학적 시각과 덕후의 시각, 연구자의 관점으로 풀어낸 해석은 흥미로우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삼인·1만7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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