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이재명 대표 건강 한계 … 커지는 ‘중단’ 목소리

15일째 부정맥·체중 감소 등 신체기능 저하…당 대표실로 장소 옮겨
당내 중단 촉구에도 의지 결연…계속 땐 주말·다음주초 입원할 수도

단식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3일 국회 사무실에서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 소속 의원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 내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건강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의 외면에 단식 투쟁을 중단할 명분이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결국 이 대표가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면서 단식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시기는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다음 주 초중반이 고비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13일 이재명 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지난달 30일 단식일 시작한 후 현재 14일째”라면서 “(의료진이) 이 대표의 건강이 한계에 왔다. 지금이라도 단식을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천 의원은 “통상 10일에서 14일을 넘기면 의학적으로 불가역적 손상이 온다는 것을 감안하면 단식 한계에 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아직까지 이 대표의 체온, 혈당, 혈압 등은 심각하게 비정상적이지는 않다”며 “다만 저체온증 등으로 인한 신체기능의 저하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7일째 검사부터는 전해질 불균형이 보이기 시작했고, 어제부터는 부정맥의 빈도가 많아지고 있다”며 “체중 감소도 상당해 의료진들은 모니터링을 더 자주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건강이 크게 악화되면서 이 대표는 이날부터 단식 장소를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본청 안 당 대표실로 옮기기로 했다. 지난 9일과 12일 두 차례에 걸쳐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는 등 스트레스까지 가중돼 몸이 급격히 안 좋아졌다는 게 민주당 설명이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도 불참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이 대표가) 검찰 조사를 두 번 받았는데, 겉으로는 건강한 척 하지만,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며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든 상태”라고 전했다.

이 대표 단식이 장기화하면서 당내에서는 단식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와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 당내 김근태계 모임인 민평련(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 소속 의원들은 이날 잇달아 이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건강 악화를 우려하며 단식 중단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노영민 전 의원은 이날 당 대표 회의실에서 이 대표를 만나 “단식이 길어지니 문 전 대통령이 정말 깊게 걱정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가 실종돼 버리고 이제 통합보다는 국민 분열이 횡행하고 있고, 국익이나 민생보다는 이념이 우선시 되는 상황”이라며 “당 대표가 엄중한 상황에 대처하려면 단식을 중단하시고 건강을 회복하셔야 한다는 이런 말씀을 한다”고 전했다. 이에 이 대표는 “감사한 말씀입니다. 잘 새겨서 잘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현 상황에서 단식을 중단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대표실로 단식장을 옮긴 데는 단식을 더 이어가겠다는 이 대표의 결연한 의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쓰러져 병원에 입원할 때까지 단식 투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를 둘러싼 사법리스크의 프레임을 부수고 단식 투쟁의 진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는 ‘사즉생’의 절박한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지만, 당 내외에서는 이번 주말이 단식 투쟁의 고비일 것으로 보고 있다. 체력적으로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중반 이 대표가 단식 투쟁 끝에 병원에 입원하는 과정이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가 결국 단식 투쟁 끝에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면 정국은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국회의 체포동의안 처리,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등도 단식 파국의 영향권에 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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