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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의 ‘역사의 창’] 독도 문제는 왜 반복되나

by 광주일보 2023.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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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부성의 검정 심사를 통과한 9종의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가 모두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인데,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서술했다. 한국 외교부 대변인은 ‘깊은 유감’이라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일본이 별로 신경 쓸 것 같지는 않다. 이미 여러 번 보았던 장면의 재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제 이 문제의 본질을 짚어볼 때가 되었다. 바로 우리 내부의 문제이다.

일본은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져가자고 주장한다. 제3자의 눈에는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자는 일본이 정당하고, 이를 거부하는 한국이 부당한 것처럼 비치는 상황이다. 일본은 무엇을 믿고 국제사법재판소에 가자고 주장할까? 그들이 믿는 가장 든든한 뒷배는 한국의 역사학자들이고 국고로 운영되는 대한민국 역사 관련 국책 기관들이다.

동북아역사재단에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국고 47억 원을 들여 ‘동북아 역사 지도’ 사업을 진행했다. 약 80여 명의 역사학자들이 한국, 중국, 일본의 역사를 지도로 그리는 사업이었다. 진작 지도가 나왔어야 하는데, 국고 쓰는 데 맛 들린 역사학자들이 30억 원을 더 달라고 요청해서 중간 검증 작업이 이뤄졌다. 지금 국회와 달리 그 당시 국회에는 ‘동북아 역사왜곡 특위’가 있어서 역사 문제만큼은 여야 구분 없이 국익의 관점에서 대처했다. 그 특위 소속 의원이 필자에게 그때까지 만든 ‘동북아 역사 지도’에 대한 평가를 요청했다. 필자는 이 지도가 대한민국 정부 이름으로 나가면 큰 일 난다면서 몇 가지 근거를 제시했는데 이 지면에서는 두 가지만 짚겠다. 필자는 이 지도가 북한 땅에 한사군을 설치해 북한 강역을 중국에 넘겨주었는데, 북한 유사 시 중국이 과거부터 자국의 영토였다고 주장하면 할 말이 없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독도를 일관되게 삭제했는데, 일본이 독도를 자국령이라고 주장할 때 반박할 근거가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동북아 특위 주최로 진술회가 열려서 지도 제작 측의 대표로 임기환 서울교대 교수가 나오고 문제 제기측의 대표로 필자가 나가서 발언했다. 이 내용은 지금도 온라인상에 영상으로 떠다니고 있으니 확인 가능하다. 진술회 후에 교육부와 동북아역사재단은 지도 수정을 요구했다. 그런데 당시 동북아역사재단의 김호섭 이사장은 지도 제작 측의 학자들에게 “대한민국 국고로 만드는 지도면 최소한 독도에 점이라도 찍어와야 할 것 아니냐?”고 요구했다고 필자에게 말했다. 그런데 이 국적이 의심스런 학자들은 수정 기한을 주었음에도 끝내 독도에 점 찍기를 거부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국고 47억 중 10억에 대해 환수 조치를 내렸는데, 실제 환수되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이 나라 구조가 그렇다.

독도에 점 찍어 오기를 거부한 이 ‘동북아 역사 지도’ 사업을 좌초시켰다는 이유로 필자가 지금까지 겪고 있는 유무형의 수난은 “이 나라는 아직도 조선총독부가 지배하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만든다. 최소한 역사 문제만큼은 조선총독부 학무국이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일본의 도발이 새삼스럽지 않다.

촛불 혁명으로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후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 임명된 김도형 연세대교수가 가장 먼저 기염을 토한 것이 “지난 4~5년간 외풍에 시달려온 ‘동북아 역사 지도’ 사업을 재개하겠다”는 것이었다.(한국일보 2018년 2월 22일) 독도를 끝까지 삭제한 이 매국 지도를 다시 제작하겠다는 공언에 분개한 이동진 광복회 전 서울시지부장 등이 공동대표로 ‘동북아역사재단 해체 범시민연대’를 결성해서 시위 등 많은 행동을 한 후에야 이 매국 지도 재제작이 중단되었다. 이때 범시민연대에서 “문재인 정부의 역사의식을 밝혀라”는 현수막을 들고 광화문에서 시위를 전개했다.

진영을 넘어서는 이런 문제 제기에 이 나라의 모든 보수·진보 언론은 단 한 줄도 보도하지 않았다. 이것이 우리 사회 역사 문제의 적나라한 속살이다. 시진핑의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는 망언이 왜 나왔겠는가? 일본은 우리 사회의 일반 국민은 물론 정치가, 관료들도 보수·진보로 위장한 반민족 역사학자들에게 가스라이팅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독도 문제는 우리 내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다.
 
<순천향대학교 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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