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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야기23

한국전쟁 70년, 이고 지고 길 떠나는 절망스런 피난민 몸짓 <김은영의 그림생각> 최근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남북관계가 금방이라도 봄이 온 듯 했는데 그때가 언제였던가 싶게 다시 일촉즉발의 위태로운 상황이어서 불안감이 밀려든다.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어쩌면 남북간 긴밀한 소통과 만남으로 새로운 지평이 열리리라는 기대가 있었기에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다. 이수억작가(1918~1990)의 ‘6·25 동란’(1954년 작)은 이 시기에 각별하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함경남도 출신으로 평양사범학교와 동경제국미술학교에서 양화를 공부했던 작가는 전쟁시기 단신으로 월남했고, 국방부 정훈국 종군화가단에서 활동하면서 전쟁기록화를 그리기도 했다. 1953년 종군화가단 전쟁미술전에서 ‘야전도’라는 작품으로 참모총장상을 받은데 이어.. 2020. 7. 4.
‘환전상과 그의 아내’ 빈민층엔 희망, 부유층엔 안도감 주는 정책을 <김은영의 그림생각> 최근 사상 초유의 재난을 겪으면서 우리는 새로운 공부를 참 많이 하게 된다.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 위기가 거의 공포 수준이라 연일 경기부양책이 발표되면서 국채, 환매조건부채권, 양적완화정책 등 그동안 일상생활에서 잘 사용하지 않았던 단어들이 신문마다 가득하다. 혹자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경제상황에 대한 발언을 할 때마다 세계 증시가 폭락한다고 하니, 새삼 정치와 경제의 상관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게 된다.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가 일찍이 “경제인은 정치를 몰라도 되지만 정치인은 경제를 모르면 안된다”고 언급했듯 경제가 위기일수록 최상의 정책이 더욱 간절해진다. 빈민층에게는 희망을 주고, 부유층에게는 안도감을 주면서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 리더가 기다려지는 시점이다. 1.. 2020. 3. 29.
트로트, 구구절절 담긴 인생의 희로애락 트로트가 대세다. 지난해 진도 출신 송가인을 필두로 미스 트롯이 한 시절을 풍미하더니 최근엔 남성 트롯이 대중들을 사로잡고 있다. 트로트를 부르는 가수들마다 어쩌면 그리 인물 좋고 노래들도 구성지게 잘하는지. 부르는 노래마다에 담긴 사연도 애절해 대중들의 감성을 적신다. 우리 시대에 트로트 노래 가사에 자신의 사연을 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생각해보면, 돌아가신 친정아버지의 애창곡도 트로트였다. “물어물어 찾아왔어/그 님이 계시는 곳…/저 달 보고 물어 본다/님 계신 곳을/울며불며 찾아봐도/그 님은 간 곳이 없네…” 막걸리 한 잔 거나하게 걸치시고 귀가하시는 날이면 나훈아의 ‘님 그리워’ 노래가 골목 어귀에서부터 들려왔었다. ‘고상하고 싶었던’ 사춘기 시절엔 통속적인 노래가 싫어서 아버지에게.. 2020. 3. 19.
와유(臥遊), 산수화 한 점에 위로 받는‘집콕’생활 <김은영의 그림생각> 조선시대 선비들이 성리학의 교과서로 삼았던 주자(1130~1200)는 만년에 중국 남동부 제일의 명산인 무이산으로 들어갔다. 무이산 아홉 계곡의 굽이굽이 아름다움을 마주한 주자는 ‘무이구곡가’를 짓고 자신의 학문적인 성취를 노래했다. 그 이래로 주자의 학문을 흠모했던 조선의 선비들은 무이산 대신 주자학문의 본산을 그린 ‘무이구곡도(武夷九曲圖)’를 방안에 걸어두고 누워서 감상하기를 즐겨했다. 주자를 본떠 율곡 이이도 해주 석담에 은거하여 ‘고산구곡가’를 지어 우리 산천을 노래했으며 퇴계 이황은 도산서원을 열고 ‘도산십이곡’을 지었는가 하면, 우암 송시열도 속리산 뒤편 화양계곡으로 낙향하여 ‘화양구곡’에서 이상향을 찾으려했다. 이렇듯 중국을 비롯한 동양의 산수화는 단순히 자연의 외양만 그린 것이 아니었는데 .. 2020.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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