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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야기23

개조심, 반려견과 살지만 여전히 남의 개는 무섭다 “우리 개는 안 물어요.” 일하는 곳이 중외공원 구역이라 오후에는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골든 리트리버와 같은 대형견을 세 마리나 키우는 견주이면서도 여전히 남의 개는 무섭고 공포스럽다. 산책 나온 개가 아무리 작고 귀여워도 그 개들이 달려들 때면 “걸음아 날 살려라”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달아나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들리는 말이 “우리 개는 안 문다”이고, “달아나는 네 모습이 더 무섭다”는 표정이 읽힌다. 최근 입마개를 하지 않은 맹견이 소형견을 물어 죽이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개 물림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1천만 반려동물 시대에 맹견으로 분류되는 개는 외출 시 목줄과 입마개를 필수로 착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제화나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 2020. 8. 9.
달팽이, 열무도 상추도 나눠 먹어야 할 자연계 친구 <김은영의 그림생각> 코로나시대를 극복하는 슬기로운 생활 가운데 하나로 원예활동이 떠오르고 있다. 꼭 그래서는 아니지만 최근 옥상 텃밭에 열무, 고추, 상추, 깻잎, 치커리, 쑥갓 등을 키우면서 새롭게 원예세계에 눈떠가고 있는 중이다. 채소를 기르면서 민달팽이가 그렇게 얄미운 생물인 줄 몰랐다. 약 치지 않고 유기농으로 작물을 키우면서 자연 생태계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만족감도 잠시 민달팽이는 하룻밤 사이에 텃밭을 초토화시켜버린다. 민달팽이 퇴치를 위하여 농약을 뿌릴 수는 없는 일이었다. 어느 순간 문득 열무도, 상추도 인간만의 몫은 아니라는데 생각이 미친다. 저 햇볕과 비와 바람 등 자연이 무료로 베풀어준 양분으로 자라는 채소들이야말로 민달팽이는 물론 배추애벌레 등 생명체들과 사이좋게 나눠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굳이 “세계.. 2020. 7. 25.
운동선수, 성적지상주의에 목맨 폭력의 대물림 언제까지 <김은영의 그림생각> 하마터면 이에리사나 현정화처럼 세계적인(?) 탁수선수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초등학교 4학년 겨울방학을 앞두고 학교 탁구코치에게 선수후보로 발탁되어 집중훈련을 시작했었기 때문이다. 겨울방학 첫날, 코치에게 펜 홀더와 쉐이크 핸드 등 라켓 잡는 법과 기본 폼을 배우고 즐겁게 연습을 마쳤는데 짧은 커트머리 6학년 선배가 “야, 너, 이리, 와 봐!”라며 불러 세웠다. 처음 운동 시작한 후배들을 붙들고 군기를 잡기 위해 기합을 준다는 것이었다. 어린 마음에도 ‘탁구 안하면 그만이지…’하는 생각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가버렸다. 가끔 그 날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선배에게 기합 받고 좀 두들겨 맞고 견뎠으면 인생이 달라졌을까 상상해본다. 폭력의 예감만으로도 몸서리치게 싫었기 때문에 지금도 어린 날의 내게 도망.. 2020. 7. 18.
기다림 : 문화예술계의 기약 없는 기다림 언제나 끝날까 <김은영의 그림생각> 문화예술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더 가까이 보아서인지 코로나19로 인하여 가장 침체된 분야 가운데 하나가 예술계가 아닐까 생각된다. 더구나 최근 광주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간신히 활동을 재개하려던 문화예술계에 기약할 수 없는 기다림의 시간이 다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예술이라는 장르적 특성이 그렇듯 예술은 자기만의 만족을 위한 표현이 아니라 모름지기 관객들과 소통하고 교감해야 하는 것이 가장 우선돼야 할 덕목이어서 관객들과 만나지 못하고 대기실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듯 잠시 멈추어야 하는 현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 에드가 드가(1834~1917)의 작품 ‘기다리는 발레리나’(1882년 작)를 보면 춤출 차례를 기다리는 발레리나의 모습이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초조하게 시간을 보내는 문화예술인들의 .. 2020.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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